하나로통신 내일 주총…경영진 교체 표 대결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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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K, LG그룹 편에 설까.

 오는 28일 하나로통신 주총에서 현 신윤식 하나로통신 대표이사 회장의 재신임 여부가 결판이 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일부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신 회장을 밀어내려는 LG그룹의 손을 과연 들어줄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그룹은 현재 우호지분을 포함한 15.89%의 지분을 앞세워 삼성전자(8.43%), SK텔레콤(5.41%), 대우증권(4.3%) 등의 주주들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여 신 회장의 연임을 저지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상태다. 특히 LG그룹은 이번 주총을 계기로 경영진을 대폭 교체해 LG그룹 계열 통신사화한다는 목표여서 이를 반대하는 신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한판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6일 주식시장에서는 삼성과 SK가 LG그룹에 우호적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나로통신·드림라인·데이콤의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LG그룹의 통신3강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LG측의 희망처럼 삼성과 SK측이 28일 주총에서 LG그룹의 손을 들어줄까. 일부에서 SK측이나 삼성측이 LG편에 섰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실제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가관리 차원에서 보면 하나로통신의 경영진 교체가 곧 LG의 품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쁠 리 없고 추후 장비공급이나 서비스 협력 차원에서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삼성이나 SK측이 LG그룹측 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모종의 조건이 갖춰지지 않고는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장비시장의 경쟁자인 LG전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SK텔레콤 역시 유무선 통합사업자로 변신하고 있는 LG그룹 통신계열사를 마냥 마음 편하게 봐줄 수만은 없다. 따라서 삼성의 경우 지금 당장은 하나로통신이 장비 도입 계획이 없기는 하지만 공급사 측면에서 보면 LG그룹 계열의 LG전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SK측도 지금 당장 주가관리 차원에서는 LG그룹측 입장을 지지할 수 있으나 KT에 이어 강력한 유무선 사업자의 등장을 지원할 이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외로 삼성전자에 장비 공급권의 이점을 준다거나 SK텔레콤이 당장의 주가관리 차원을 고려하면 LG측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LG를 지원하기에는 장비·서비스 부문에서 경쟁관계라는 점과 재벌이 재벌을 지원한다는 최근의 시류와는 다른 시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이들 기업이 현 경영진과도 특별히 우호적이지도 않아 면밀하게 주판알을 튕겨본 후 주총장에서 속내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