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에 성과주의 연봉제 도입과 함께 직급파괴 인사 개편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삼성SDS·코오롱정보통신·LGCNS등 SI업체들은 그동안 근무연수와 승급에 따라 호칭과 급여가 결정되던 관행에서 탈피, 실적과 능력 위주의 새 연봉·직급제도를 도입해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 업체들은 특히 호칭을 임금과 분리, 더이상 호칭의 상승이 임금인상으로 연계되지 않도록 했다. 대신에 성과와 능력 만이 보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못을 박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저조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느슨해진 조직 분위기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올해를 ‘완전 연봉제’ 도입 원년으로 삼고 직급과 호봉을 완전히 떼낸 인사제도를 새로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호칭은 ‘담당→선임→책임→2급수석→1급수석→상무(또는 전문위원)’ 순이던 것을 ‘사원→대리→과장→부장→상무(또는 전문위원)’ 순으로 바꿨다.
현대정보기술은 또 각 조직 대표에게 고과에 대한 결정권을 위임, 직무평가에 따라 직원들의 호봉이 결정되도록 했다. 또 특정분야 전문가일 경우 연봉을 더 주고, 연봉의 상하한선을 두어 직원간 연봉차가 최대 60%까지 벌어질 수 있도록 하여 임원 연봉을 능가하는 직원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한 관계자는 “동일 직급이라도 관리·영업 부문 연봉이 다르고 직무·조직별로도 다르게 된다”며 “올해부터는 연봉책정의 기준이 실적과 능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삼성SDS(대표 김인)도 호칭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이에 맞춰 단계전환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 몇 년간 운영해온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임원 순의 호칭제도를 사원→선임→책임→수석보→수석→임원 순으로 바꿨다. 이번 개편은 삼성그룹 비서실 인사담당 임원 출신의 김인 사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정보통신(대표 변보경)은 올초부터 코오롱그룹 계열사중 처음으로 성과주의 중심의 인사제도 시행에 나섰다. 직급체계는 기존 10단계를 담당→과장→차장→부장→임원 등 5단계로 대폭 줄였다. 특히 연봉은 실적과 능력에 따라 차등 결정되도록 해 직급이 같아도 차이가 날 수 있게 했다. 한 관계자는 “목표 달성시 예정된 기준연봉보다 더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일부를 못 가져 갈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LGCNS(대표 정병철)은 지난해 4월 SI업계 처음으로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연말에 조직, 팀, 개인의 성과에 따라 연말상여를 지급하고 있다. 또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호칭은 근무연수에 따라 자동 부여해 형태는 유지하지만 팀마다 팀장과 팀원만이 존재하도록 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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