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지제록스와 FXPPK의 프린터 사업 조정 문제, 다시 수면 위로

 일본 후지제록스에서 분사된 프린터전문기업인 후지제록스프린팅시스템이 출범하면서 한국후지제록스와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이하 FXPPK)의 프린터사업 조정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후지제록스프린팅시스템은 후지제록스에서 해오던 사무용 레이저프린터의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을 담당할 회사로 지난달 5일 발표 이후 최근까지 분사작업을 완료하고 4월 1일부터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 후지제록스의 한국현지법인인 한국후지제록스와 FXPPK의 프린터 사업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두 회사는 본사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될 때마다 매년 프린터사업 조정설이 흘러나왔다. 한국후지제록스와 FXPPK는 프린터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다보니 경쟁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내외부에서 제기돼왔다. 그동안 FXPPK는 미 제록스사의 컬러 레이저프린터를, 한국후지제록스는 일 후지제록스의 복사기와 흑백 레이저프린터를 각각 판매해왔다.

 관계자들은 본사인 후지제록스가 복사기와 프린터사업을 별도회사로 분리한 만큼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현지법인들도 교통정리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본사에서처럼 한국후지제록스의 프린터사업을 FXPPK로 넘겨줄 것인지, 아니면 FXPPK를 한국후지제록스가 통합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국후지제록스와 FXPPK 양사는 “현재 일본 후지제록스로부터 사업조정에 대해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면서도 “본사 프린터사업부 조직에 변화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어떤 결론이 내려지지 않겠냐”고 전했다.

 양사는 4월 이전에 본사가 모종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는 동상이몽이다.

 FXPPK에서는 본사가 프린터사업을 별도회사로 분리한 만큼 자사가 한국후지제록스의 프린터사업을 양도받게 될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한국후지제록스는 그 반대다. 한국시장에서는 복사기와 프린터를 전담하는 두 개의 회사로 존재하기보다는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자사가 FXPPK를 통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와 FXPPK 양사는 모두 일본 후지제록스의 100% 현지법인들이지만 뿌리는 다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원래 국내 동화기업과의 합작사였지만 지난 98년 일본 후지제록스가 지분 100%를 확보함으로써 현지법인으로 재탄생했다. 이와 달리 FXPPK는 미 텍트로닉스사의 아시아지역 컬러 프린터 사업조직의 후신이다. 후지제록스의 합작 파트너인 미 제록스사가 지난 99년 텍트로닉스 컬러 프린터 사업부를 인수한 후 아시아 지역조직을 후지제록스에 넘겨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당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에 있던 텍트로닉스 조직은 후지제록스 현지법인에 통합되지 않고 별도법인으로 남겨둬 현재 두 조직이 별개로 활동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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