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유통업체수의 95%를 차지하면서 유통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전자)상가, 재래시장, 온라인 중소 쇼핑몰들이 심각한 매출부진으로 아사직전의 위기에 놓여있다. IMF때보다 더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수 대형 유통업체는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 다각적인 매출부진 타개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과 마케팅력, 인력면에서 열악한 중소 유통업체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이러한 중소 유통업계의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소유통이 더 밀렸다가는 전체 유통시장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상황론까지 나오고 있다. 최악에 이른 이들 중소유통의 현실과 해결방안을 3회의 걸쳐 점검해 본다. 편집자
가전·PC시장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 용산, 테크노마트, 국제전자센터, 일이삼전자타운, 세운전자상가 등 서울시내 주요 전자상가의 매장과 전국에 산재한 중소 가전PC 대리점수가 급감하고 있다.
서울 용산상가에서는 현재 하루평균 5∼6개 매장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고 있으며 국제전자센터와 일이삼전자타운, 세운상가 등도 2년 전인 2001년에 비해 실제 운영 매장수가 20% 가량 줄었다.
지난 99∼2000년 기간 6000개까지 육박했던 용산전자상가 매장수는 해마다 줄어 올해는 60% 수준인 4000여개로 떨어졌다.
국제전자센터의 한 중소 PC판매상은 “2000년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경기가 좋았던 해는 한해도 없었다. 매년 나아지겠지 생각하면서 버텨온 지 4년째인데 올들어 최악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나진상가의 한 가전매장 사장은 “전쟁이 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돼 하루 1명의 손님도 없는 날이 많아졌다. 가게를 접고 빠질까 고민중”이라고 토로했다.
재래시장의 대명사로 꼽히는 동대문, 남대문시장 등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등 지자체의 활성화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이 매년 20∼30%씩 줄고 있다.
지난 2월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전국 소상공인 990명 대상의 경기동향 조사결과에서도 지난해 9월을 고비로 체감경기, 매출실적, 자금사정에서 모두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며 월별로도 추석·설·연말 등 특수 시즌 이외의 달에는 불황을 겪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포머셜홈쇼핑과 중소 인터넷쇼핑몰 등 소위 신유통의 선두라는 신생업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2000개 이상의 업체가 영업중인 인포머셜홈쇼핑은 TV홈쇼핑 시장의 한 축으로 기대를 받아왔으나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경기침체와 각종 규제라는 이중고 속에 휴·폐업 사례가 늘고 있다.
K홈쇼핑 업체 사장은 “사전심의라는 이름의 규제가 워낙 강해 심의용 비디오를 별도 제작하는 것이 관행처럼 됐고 이로 인한 비용을 메우기 위해 상품가격을 올리고 과대포장을 동원한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특정 품목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문몰을 제외하고는 이미 아사 상황에 이른 지 오래다. 현재 쇼핑몰 업계는 인지도가 높은 대형 종합몰과 전문몰, 그리고 월매출 몇백만원대의 소호몰로 나뉘어 있다. 모든 상품을 두루 취급하는 중소 종합쇼핑몰은 현재 손에 꼽을 정도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표-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경기동향 조사결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소유통 분야별 경기동향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