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그다드 탈출 `서브넥스` 장연 사장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겁니다. 단기전 운운하는 것은 이라크 사람들을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20일 이라크전 발발 직전에 바그다드를 탈출, 요르단의 암만에 머물다 지난 22일 귀국한 장연 서브넥스테크놀러지코리아 사장은 이번 이라크전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단기에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델라웨어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지난 93년부터 한·이라크 수출입업무를 해온 장 사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현지에 머무는 이라크 전문가다.

 ―현재 전황은 어떤가.

 ▲바그다드에 9명의 현지 직원이 남아 있어 그들과 계속 전화로 연락하고 있다. 현지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다. 외신을 통해 미군에 접수됐다고 전해지는 바스라 주재 바이어와도 오늘 통화했다. 아직 함락되지 않았다며 의연해 했다. 이번 전쟁은 자칫 제2의 베트남전이 될 수도 있다.

 ―전후복구사업에 관심이 많다.

 ▲미군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경우 미 군정 체제 아래 자국 업체 위주로 복구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 차라리 현 후세인 체제 유지나 UN 등 제3자 중재를 통한 종결시 유럽계 기업 등과의 연대를 통한 시장접근이 보다 실현 가능하다.

 ―IT복구시장은 어떤가.

 ▲휴대폰 단말기·가전제품·기간통신 인프라 등이 유망하다. 한국산 IT제품에 대한 현지 호감도가 높다. 복구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단품 위주의 공급보다 우리 대기업이 나서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이 경쟁력있다.

 ―한국산 IT제품의 대이라크 진출 현황은.

 ▲미미하다. 한국 IT업체들은 이라크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특히 근시안으로 장기전략이 없는 상태다. 지난 96년에도 이라크 통신국 관료들을 대거 초청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CDMA 방식 도입을 논의했으나 우리 업체의 무성의로 결국 이라크 이동통신사업권이 유럽업체(GSM방식)에 낙찰된 바 있다.

 ―국내 업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돈이 있는 나라인 만큼 상품의 ‘질’과 ‘브랜드’를 중시한다. 현지인들과의 긴밀한 유대관계 속에 장기적 포석이 요구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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