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부·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담당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니 일관적인 정책이 이뤄질 수 있겠습니까?”
최근 만난 한 산업기술연구조합의 사무국장은 담당 공무원의 잦은 보직이동이 산업기술연구조합의 부실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해 연구조합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일부 법령 조항을 고치려고 몇달 동안 과기부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갔다. 겨우 담당공무원을 설득해 어느 정도 정책수정이 이뤄지겠다 싶었으나 담당자가 바뀌어 그동안의 일이 허사가 돼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담당자가 바뀌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이런 일은 이전에도 허다하게 발생했다. 때문에 이제는 담당공무원을 만나 법조항을 개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일은 아예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부처를 출입하다보면 가끔 사무관 한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뼈속깊이 느끼게 된다. 사무관 한명이 어떤 소신과 의지를 갖느냐에 따라 1개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문득 문득하게 된다. 그만큼 공무원의 파워는 엄청나다.
산업기술연구조합 문제도 그렇다. 산업기술연구조합은 지난 85년 산학연의 공동연구개발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산업기술연구조합육성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당초 의도와 달리 조합이 유명무실해졌다.
이러한 지적은 몇 해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담당자의 잦은 변경이 결국 초기 문제해결을 놓치고 질질 끌어온 한 원인이 된 것이다. 좀 의미가 있고 큰 정책의 경우 여러명의 담당자가 있어 보직이 바뀌어도 별로 상관이 없다. 그러나 공무원 한명이 총괄하고 있는 소규모 정책의 경우 보직자의 이동은 관련 기업 및 기관에 커다란 부담이다. 신임자가 관련 업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서류를 다시 준비해야 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 조직상 체계상 보직이동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과 장치를 마련해야 한 공무원만을 바라보는 기업 및 기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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