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일본 산요와 샤프가 일전을 벼르고 있다.
니혼코교신문에 따르면 산요전기는 지난달 유기EL 양산을 개시하며 ‘포스트 액정표시장치(LCD)’ 자리를 노리는 첫 발을 내딛었다. 샤프는 이번달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시스템액정을 휴대폰용으로 만들어 내놓는다. 이에 따라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CD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하게 된다.
◇액정에 도전장 내는 유기EL=산요는 올 초 사장 첫 기자회견에서 유기EL을 휴대폰용으로 양산할 계획을 밝혔다. 산요의 구와노 사장은 “각도가 바뀌어도 선명도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유기EL을) 올해 내 양산한다”며 유기EL을 탑재한 휴대폰 단말기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유기EL은 액정의 뒤를 이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아왔다. 유기EL의 첫 액정 도전기는 소형, 즉 휴대폰용부터 시작한다.
사실 휴대폰에 유기EL를 채택한 것은 이번 산요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 10월 NEC가 NTT도코모의 3G서비스인 포마용 단말기 ‘N2001’에 유기EL을 탑재해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디스플레이를 TFT LCD로 대체해 유기EL은 1개월만에 단명했다. 첫 도전기는 기존 액정에 좌절한 셈이다.
약점은 광도의 농담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산요측은 “이번에 산요가 미국 이스트먼코닥과 함께 개발한 유기EL은 동영상에 적합한 액티브형 풀 칼러 타입이다. NEC가 상품화한 유기EL은 패시브형으로 같은 유기EL이라해도 성능이 다르다”고 말한다.
산요는 지난해말부터 통신업체인 KDDI와 300대의 단말기를 사용한 실증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200억엔(약 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가동, 월 100만장의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구와노 사장은 “2005년 유기EL 매출 목표는 700억엔”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유기EL은 스스로 발광하며 액정보다 얇은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유기EL시장이 2005년에 4300억엔 규모로 성장하며 LCD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차세대 액정, ‘시스템액정’ 양산 개시=일본 최대 LCD업체인 샤프는 지난해부터 시스템액정 양산을 시작하며 차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번에 산요의 유기EL이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 진입을 타진하자 바로 대응에 나섰다. 샤프는 이달내 시스템액정을 채택한 휴대폰단말기를 만들어 통신업체인 J폰에 제공할 계획이다.
시스템액정은 유리기판 위 화면과 기판의 주변부에 정보처리 회로, 메모리 등을 일체 성형한 LCD다. 화질이 뛰어나고 소비전력이 기존 TFT LCD에 비해 8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휴대폰에 탑재할 경우 최대 26만색을 표시할 수 있다.
◇차세대 양산은 아직 시기상조?=휴대폰용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이 부산하지만 시기상조론도 만만치 않다.
NEC의 한 관계자는 “기종에 따라 가장 알맞은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며 유기EL도 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
우선 일본만 컬러 휴대폰 보급이 성숙기에 들어갔을 뿐 다른 지역은 컬러 액정 휴대폰 보급이 최근 1∼2년새 시작된 상황이다. 당분간은 기존 액정으로 충분하단 판단이다.
또한 중·소형 디스플레이만 보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추진키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액정 시장에서 휴대폰용의 비율은 면적을 기준으로 3%에 불과하다. PC용에 비해 단가가 높긴 하지만 절대 양에서 한계가 있다. 게다가 개별 휴대폰 메이커와 교섭하고 이에 맞춰 설계를 다시 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폰 동영상 재생에 고기능 디스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고기능을 요구하지 않는 이용자라면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 공급을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결국 최종 소비자의 선택이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패권을 잡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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