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백만장자> 토마스 J 스탠리, 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Kmabook 펴냄.
다독에 속독을 즐기며 나름대로 좋은 책에 대한 뒤지지 않는 선구안을 가졌다고 자부해온 까닭에 책이 화제가 될 때면 지금까지는 주로 추천해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작년 8월에 나온 이 책을 최근에 부랴부랴 읽게 된 것은 한국전자인증 윤웅진 사장의 강력한 추천 덕분이었다. 10년 전 처음 같이 일을 할 때부터 윤 사장의 책을 고르는 안목은 꽤 인정할 만했으며 그래서 우리는 독서에 의기투합한 우정을 이어올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 모작이 나왔다는 소개기사를 보았지만 이 책은 분명 원전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미국의 100만장자(주택을 제외한 순재산 100만달러 이상) 1000명에 대해 20년간 조사한 실증 데이터를 가지고 부자에 대한 우리의 기존 상식을 때로는 입증하기도 때로는 여지없이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 책은 먼저 부자와 부유층을 정확히 구분하고 있다. 부자는 부를 축적해 경제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지만 부유층은 경제능력을 상징하는 물건의 구입을 통해 부를 과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막연히 부자라고 생각하는 많은 부유층이 이 책의 기준에 따르면 부자가 아니며 오히려 매우 불안정한 소비계층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래의 공식은 부자를 판별하는 간단한 산식이다. 만약 실제 소유재산이 이 계산을 통해 나온 기대치 재산의 두 배 이상이라면 부자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부자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나이×세전연간소득)/10=기대치재산’
연간소득은 소비의 비례함수며 따라서 소득이 높을 경우 씀씀이가 커져 그 생활패턴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산이 있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조사된 백만장자들의 경우 연간소득은 미국 전체평균대비 두 배 내외로 그리 높지 않았으나 공격(돈벌기)보다 수비(절약하기)에 능한 사람이 많았다. 반면에 고소득계층인 의사·직장인·전문직업인들은 이 책의 기준으로 볼 때 의외로 가난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백만장자들의 근검 절약은 공통점이었다. 이들이 살고 있는 집의 평균시세는 32만달러로 미국의 평범한 주택수준이다. 다만 이들은 대출을 끼지 않고 자기 돈만으로 집을 장만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좋은 동네에 사는 부유층은 대부분이 많은 대출을 끼고 있었다.
이들은 또한 고급시계나, 비싼 자동차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평생토록 아르마니 양복은 입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부자들은 20%가 무직이었으며, 50%가 자영업을 운영하면서, 보다 많은 자유시간과 삶의 질을 누리고 있어 일에 찌들려 사는 고소득 직장인·전문가층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고소득의 어떤 의사가 좋은 차와 수영장이 딸린 호화주택을 장만했지만 차는 매일 차고 앞에 세워져 먼지만 쌓이고, 그 좋은 수영장은 가정부만 실컷 이용하고 있으며, 의사는 대출금 갚느라 매일 눈코 뜰새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부유층의 대표적인 삶의 모습인 것이다.
이 책은 부자와 부유층의 삶을 혼돈시킨 대표적 주범으로 TV를 지목하고 있다. TV에서 그려지는 부자의 생활이 실제 부자들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으며 부유층의 과소비적 삶을 한껏 과장해 놓기 때문에 여기에 영향을 받은 일반인이 부자로 가는 과정에서 부유층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내의 여러 민족 중 러시아와 스코틀랜드 이민자가 인구당 백만장자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원인을 러시아 사람들이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하는 점,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검약하다는 점으로 설명하면서 백만장자가 되는 지름길은 절제와 희생, 근면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지적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우리는 흔히 부자가 더 인색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몸이 좋은 사람이 더 열심히 운동한다는 말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뚱뚱한 사람이 운동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에 뚱뚱해지는 것이 아니든가.
백만장자의 아들이 백만장자가 되는 확률은 5분의 1이며, 백만장자의 80%가 당대에 부를 이룬 제1세대 백만장자라고 한다. 우리가 건강해지기 위해, 혹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꾸준한 운동을 하듯 검약과 절제의 습관을 몸에 배게 한다면 백만장자의 꿈이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김성윤 e신한 사장 sykim@e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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