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식구에서 경쟁자로…’
정보통신부 공무원으로 주요 IT정책을 수립하던 선후배가 이제는 이동통신업계의 경쟁자로 마주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SK텔레콤의 CRC부문 부사장인 서영길씨(58)와 최근 LG텔레콤의 부사장으로 영입된 강문석씨(46). 두 사람은 고시출신으로 IT산업이 각광받던 지난 90년대 정통부 고위 관료로 활동하면서 동료이자 선후배로 업계와 관계에서 두루 인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두 사람 모두 정통부 관료에서 IT관련 기업의 고위 임원을 거쳐 이동통신사업자의 부사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스타일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SK텔레콤의 서영길 부사장은 ‘덕장’으로 소문난 데 비해 LG텔레콤의 강문석 부사장은 ‘지장’으로 알려졌다.
서 부사장은 정통부 공보관·정책협력국장·우정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통신시장의 경쟁정책을 도입해 실시하는 데 앞장섰다. 서 부사장은 특히 이해관계가 민감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특유의 친화력과 진솔한 자세로 일을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직을 떠난 후에도 따르는 후배가 많을 만큼 이른바 ‘적이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강 부사장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치밀한 전략을 겸비한 소위 전략가라는 평가가 많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열성적인 데다 외국어 구사 능력도 뛰어나 유능한 인재로 소문이 자자하다. 강 부사장은 대통령 정보통신담당행정관과 지식정보산업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 비교적 미래가 탄탄하게 보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기하고 민간업체로 옮겼다.
통신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관업무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이동통신 비즈니스 전반의 전략과 전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덕장’과 ‘지장’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졌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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