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17일 주가안정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1만주를 3개월에 걸쳐 취득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허홍 이사(41)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가상승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주가안정을 위한 조치”라며 “현재 가장 큰 바람은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이사는 이와 함께 올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주가안정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거래소 이전 방안이 주가안정을 위한 조치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에 있으면 업종 대표주 대접을 받으며 더 많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이미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기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만 커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도 거래소 이전은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게 허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엔씨소프트가 거래소로 이전할 경우 국내 기관투자가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수 있어 안정적인 주가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은 외국인투자가의 지분이 42%인데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의 지분은 전무한 상태다.
허 이사는 이르면 3개월내에 거래소 이전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통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그는 “현재 외국인과 최대주주 등 장기 보유 지분이 80% 가량이어서 실제 유통 물량은 적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소량 주식 거래에도 주가등락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유무상 증자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할 생각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최근 ‘샤이닝 로어’의 중국시장 유료화 시기를 늦추고 리니지2도 9월에나 선보이기로 했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기존 리니지의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특별히 주가를 부양할 만한 재료가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허 이사는 일부 예정된 게임의 서비스 지연과 관련해 게임을 흥행시키기 위해선 출시 시점이 다소 늦더라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니지2’ ‘샤이닝 로어’와 함께 출시예정인 온라인 게임의 서비스가 하반기에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 주가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본과 중국·대만 등지에서 매출이 본격화될 경우 로열티 매출이 발생,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허 이사는 “최근 전쟁 위기감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로 성장하는 엔씨소프트의 미래를 꾸준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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