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터 2003 흰색 씨에로 차량, 운전중 엔진 이상 급제동 들어감∼.”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던 운전자 K씨의 자동차가 앞차로부터 긴급 메시지를 받는다.
K씨는 천천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한 후 여유있게 차선을 바꿔 충돌을 피한다. 1분 뒤 견인차가 나타나 고장난 차량을 안전하게 갓길로 옮긴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앞뒤 차량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다면 불의의 추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텔레매틱스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현재 수준보다 진보된 이른바 차세대 텔레매틱스 ‘4G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4세대(G)서비스’란 한마디로 4세대 이동통신기술을 자동차에 도입한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지국과 이동통신 단말간의 양방향 통신을 지원해 온 이제까지의 통신개념을 탈피, 기지국과 단말기뿐 아니라 단말기와 단말기간 직접 커뮤니케이션(Peer-to-Peer Networking)까지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이동통신이 달리는 자동차에서 완벽하게 구현되는 서비스다. 도로 위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이 관제센터를 거치지 않고 가상망(Ad hoc Network)을 형성해 직접 정보를 주고받는 일들도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그러나 4G 텔레매틱스서비스는 단순히 통신서비스의 진화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동차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개의 가상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자동차가 영화, 콘서트, 연극을 공연하는 달리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가 사이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대학 강의실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 안에서 증권거래를 하고 회사의 인트라넷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 구현도 가능하다. 운송수단이라는 자동차 본래 기능도 차세대 텔레매틱스로 더욱 강화된다. 텔레매틱스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의 최단경로와 최적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차량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유무선통신, 개인무선네트워크, 무선 근거리네트워크(LAN), 위성 등 모든 통신기술이 융합된 4G 또는 차세대통신이 이러한 모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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