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시는 이미 전쟁중…

 이라크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증시가 올들어 최악의 폭락 사태를 맞았다.

 미 부시 대통령이 17일을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마지막 날로 제시하면서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선물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쟁 불안감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북핵, 재벌개혁, 환율 문제와 기업자금 조달 비상 등으로 국내 증시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됐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2.41포인트(4.17%) 하락한 515.24로 마감돼 연중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0월 15일 513.99를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여만의 최저 기록이다. 하락 종목수와 하한가 종목수도 각각 717개, 58개에 달하며 일일기준 연중 최다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주말대비 2.37포인트(6.40%) 떨어진 34.64로 마감, 지난 11일(35.43) 기록한 사상 최저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하락률은 지난 5일(3.95%) 기록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으며, 하한가 종목수도 총 880개 종목 중 250개로 지난 7일(134개) 연중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하락 종목수는 전체 종목의 88.07%에 달하는 775개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기관들이 순매수하며 장을 받치기 위해 노력했으나 외국인과 개인이 양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로 일관해 시장하락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전쟁 관련주만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YTN, 테크메이크, 해룡실리콘 등 13개에 불과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전쟁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었다.

 한편 선물시장도 급락하며 비상조치가 발동됐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지수선물 급락에 따라 12시 57분 올들어 두번째 프로그램매매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 발동 당시 선물가격은 65.50으로 지난주말보다 3.50포인트(5.07%) 하락한 상태였다. 사이드카는 지수선물가격이 전일 종가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주식시장의 프로그램매매호가가 5분간 효력정지된다.

 또한 선물거래소는 12시 51분 코스닥50선물에 대한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코스닥50선물에는 12시 24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직전 거래일 체결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7% 이상 급변하고 이론가격과의 괴리율이 3% 이상인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5분간 거래를 중단한 뒤 예비호가를 접수해 균형가격으로 거래를 재개하는 시장조치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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