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우량IT 종목들이 연초에 비해 큰폭 하락한 것과 달리 홈쇼핑 업종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경기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은 그동안 높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이 낮고 가시청 가구수가 포화상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큰폭 하락했다. 하지만 올들어 매출액 산정방식이 수수료 기준으로 바뀌고 고마진 제품 비중이 늘면서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 업체의 주가는 최근 증시가 폭락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안정적이다. 올초 44.36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가 무려 9.72포인트(21.9%) 하락한 데 반해 홈쇼핑 업체의 주가는 연초 대비 CJ홈쇼핑은 2.7% 올랐고 LG홈쇼핑은 1.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업체인 KTF·강원랜드·기업은행 등 내수 및 금융 관련주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KTF는 연초대비 22% 하락했고, 강원랜드와 기업은행도 각각 5.8%, 24.9% 하락했다.
박성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LG홈쇼핑과 CJ홈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들어 저마진 전자제품 비중이 줄어들고 수익 증가에 따른 배당 수익률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LG홈쇼핑의 경우 전체 매출액 가운데 전자제품의 비중이 지난 2001년 33.6%에서 지난해 36.5%로 상승해 이익률이 줄어들었지만 올들어 27%로 낮아져 매출 총이익률이 전년보다 1.5%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박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가 높은 배당 수익률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불안한 증시 환경에서도 하방경직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소비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홈쇼핑 업체에 꼭 부정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부문의 성장을 기반으로 홈쇼핑 업계가 소비 위축의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온라인 매출비중이 12.9%로 카탈로그 매출비중을 추월했고 올해도 이 부문 매출 성장이 100%를 상회, 홈쇼핑 업체 성장의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의 온라인 매출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15%, 58.9% 성장해 TV분야의 가시청 가구수 둔화에 따른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 홈쇼핑 업종 역시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2월 소비자 기대지수가 전월보다 낮고 소비심리 회복 전망도 불투명해 홈쇼핑 분야도 소비 위축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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