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한국 통신·IT산업에 통상위협 가능”

 미국 행정부가 올해 대한 통상정책 방향과 우선과제를 우리 정부의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 설정과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 등에 맞춤에 따라 국내 통신·IT산업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미국 부시행정부가 공표한 ‘2003년 무역정책의제와 2002년 연례보고서’를 분야별로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먼저 통신부문에서 이동통신기기에 적용되는 무선인터넷 플랫폼(WIPI)의 표준 설정을 새로운 통상이슈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 정부는 2.3㎓ 스펙트럼의 재분배를 계획하고 이들 영역에서의 새로운 표준을 위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 당국은 우리 정부가 새로운 통신표준 제정에 있어 양자·다자간 협정을 준수, 외국 통신사업자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또 하이닉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에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작년 말 우리 정부가 시행한 3조원 상당의 자본회수 유예, 이자감면, 채무주신전환 등 각종 긴급구제조치와 구조조정지원을 문제삼고 있다. 미국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WTO 보조금협정에 위배되는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미 당국은 한국에 저작권법 및 식품안전법 등에 대한 개정, 스크린쿼터제 폐지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강문성 KIEP 부연구위원은 “지난 연도 연례보고서와 비교할 때 미국 정부가 한국의 통신 및 IT산업에 보다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대한 우리 측의 확실한 대응논리와 세부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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