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퀄컴, 3세대 이통시장서 전면전

 유럽형이동전화(GSM) 진영의 대표주자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업체 퀄컴이 3세대 이동통신용 반도체시장을 놓고 신경전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로밍 시장이 본격화하고 음성과 데이터 통신이 융합되면서 시장 충돌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퀄컴. CDMA시장이 확산되면서 기존에 보급된 GSM 통신망과의 상호 연동이 필요한 수요가 확산되자 본격적으로 GSM 기반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 퀄컴은 이미 지난해 CDMA와 GSM/GPRS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듀얼모드칩(모델명 MSM6300)을 내놓았다. 향후 출시할 MSM7000시리즈에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등까지 지원하는 트라이모드 제품군도 선보일 계획이다.

 퀄컴은 특히 TI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멀티미디어프로세서(DSP)를 원칩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히며 TI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퀄컴은 스마트폰 및 PDA 등에 적용 가능한 MSM6100을 내놓았으며 다음달부터 국내외 휴대폰업체들과 함께 20여종의 듀얼모드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는 고성능 프로세서 코어 ‘ARM11’을 탑재, TI의 DSP로의 진입을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TI의 역공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TI는 GSM/GPRS/WCDMA가 동시에 지원되는 3세대 통신용 베이스밴드와 멀티미디어프로세서 ‘OMAP’을 통합한 차세대 시리즈를 주무기로 한다. 베이스밴드와 멀티미디어프로세서를 가격 및 응용분야별로 고객맞춤형으로 제공, 3세대 이통시장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TI는 이를 바탕으로 퀄컴이 독주하는 CDMA시장에도 대응해 차세대 CDMA 규격인 cdma2000 1x EVDV 등에도 관련 솔루션을 내놓기로 하고 출시 시기를 조율중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휴대폰은 멀티미디어 요구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베이스밴드 안에 집적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로드맵을 빨리 내놓는 업체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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