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생체시계` 메커니즘 규명

　사람이 잠자고 일어나고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인체 시계의 신비가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박사팀과 고려대 의대 김양인 교수팀은 인체 내 ‘생체시계’의 시간정보를 신경에 알려 생체리듬이 생기도록 하는 유전자 ‘PLCβ-4’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유전자 메커니즘은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가 일정한 수면 패턴을 갖는 것은 물론 체온을 조절하는 등 생체리듬을 갖도록 한다.

　논문에 따르면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는 낮과 밤의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생체시계가 있으며 이 생체시계는 특정 단백질의 조절을 통해 생체리듬을 형성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시계와 관련된 PLCβ-4 유전자가 생체시계 단백질의 시간정보를 읽어내 이를 생체리듬으로 연결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동안 생체시계를 움직이는 단백질의 양이 왜 주기적으로 변화하고 생체시계가 어떻게 우리 몸에 시간정보를 알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PLCβ-4 유전자를 없앤 쥐와 정상 쥐를 밤과 똑같은 조건에서 24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정상 쥐는 빛이 없어도 12시간 주기로 밤낮을 구분해 활동했으나 유전자를 없앤 쥐는 밤낮을 구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희섭 박사는 “PLCβ-4 유전자는 시계 바늘의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는 시험관이 아닌 생체 안에서 생체시계 작동 메커니즘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학습 및 기억현상 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논문은 17일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실릴 예정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