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국내외 금융환경 변화로 복합 금융서비스 시장의 개화가 예상되면서 이를 겨냥한 대형 IT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은행과 보험업무가 결합된 ‘방카슈랑스’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데 이어 오는 2006년까지 금융권에 강력한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신 바젤 자기자본 규제협약(바젤Ⅱ)’ 등 새로운 금융 관련 법제도 제·개정 작업이 예상되면서 금융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IBM·한국HP·한국후지쯔·유니시스 등 다국적 IT업체들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기에도 최대 IT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금융 솔루션 시장을 타깃으로 신규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 진용을 갖추고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금융환경 변화=현재 변화의 최전방에는 시행 4개월여를 앞둔 방카슈랑스가 있다. 올해만 10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방카슈랑스는 은행의 보험상품 판매를 허용하면서 관련업계의 판도를 재편을 예고하고 있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이미 국민·우리·하나은행 등과 보험사간 전방위 제휴타진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은행에서 단순히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은행과 보험사간 고객·상품 데이터를 공유하는 단계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벤더들은 초기 단계의 시스템구축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점차 데이터웨어하우스(DW)·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연동, 보험사의 핵심(코어) 시스템 탑재 등으로 시스템의 단계를 높여간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바젤Ⅱ는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위원회에서 발표한 권고조항으로 새로운 자기자본규제 방안으로 추진돼 오는 2006년 전세계적으로 최종안이 발효된다. 이 협약은 최저 자기자본 규제의 개편, 자본적정성에 대한 감독기관의 점검, 공시 확충을 통한 시장규율 기능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어 각 금융기관들은 신용 리스크에 대한 내부 리스크데이터가 필요해 이에 대비가 요구된다.
◇IT업계의 움직임=금융권을 최대 IT수요처로 상정해 다양한 솔루션 공급에 나서온 대형 IT업체들도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차세대 금융 솔루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IBM은 이미 지난해부터 신금융환경을 겨냥한 솔루션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IBM은 단순 보험상품 시스템을 제공하는 1단계 솔루션을 시작으로 DW·CRM 연동, 보험사 코어시스템 탑재 등 총 3단계 솔루션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의 토대를 제공하고 이를 컨설팅 서비스 부문과 긴밀하게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또 바젤Ⅱ와 관련된 솔루션인 ‘IBM BDW 3.1’을 출시했다. BDW는 리스크·자산부채·수익관리에 필요한 데이터의 논리적 정의가 가능하며 각종 업무에 필요한 표준 템플릿을 제공, 업무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을 지원한다.
금융권에서 한국IBM에 대한 맹공에 나서고 있는 한국HP도 지난해말 신금융솔루션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지난 1월부터 방카슈랑스 솔루션인 ‘BiOS’를 선보이면서 시장진입에 나서고 있다. HP는 BiOS가 유일한 웹기반 제품으로 대형 보험사의 다운사이징 및 보험관련 프로젝트 경험에 기반한 원스톱 솔루션이라는 점을 부각해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현재 바젤Ⅱ와 관련된 시장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올해 방카슈랑스 솔루션인 ‘에비스’를 선보이면서 차세대 금융솔루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에비스는 후지쯔가 기웅정보통신·인토스·HnC테크놀로지 등 국내업체들과 공동개발한 것으로 4개월 만에 고객관리·자금관리·영업지원·보험업무 등과 관련된 시스템구축이 가능하다. 후지쯔는 고객DB를 공유하거나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해 시장접근에 나서고 향후 CRM시스템과 연동하는 수요를 적극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유니시스는 자사의 컴포넌트 기반 프로젝트 개발기법인 블루프린트를 적용한 보험 솔루션인 ‘유니슈어’를 기반으로 방카슈랑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초 본사의 크리스 코인 금융솔루션 사업부 담당 부사장이 방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동향파악을 마쳐 향후 유니시스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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