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株 분식회계 `직격탄`

 SK그룹주들이 분식회계 직격탄을 맞고 일제히 추락했다.

 11일 검찰의 SK그룹에 대한 수사 결과 SK글로벌이 지난 2001 회계연도에 1조5587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SK글로벌을 비롯해 SK·SKC·SK텔레콤·SK화학·SK가스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곤두박질쳤다.

 SK글로벌은 2001년 회계상에 은행 채무를 숨기고 순손실을 과소 계상하는 방법으로 1조5000억원대의 이익을 부풀린 것으로 밝혀져 장초반 하한가로 밀리며 SK그룹주의 동반하락을 주도했다.

 최태원 회장의 구속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정점에 서 있는 SK 역시 일찌감치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으며 그동안 SK그룹내 최대의 성장 기대주라는 평가를 받아온 SK텔레콤도 분식회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전날보다 12.27% 떨어진 14만3000원에 마감, 지난 99년 11월 8일 14만9500원 이후 3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14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1월 터진 올해 투자지출(CAPEX) 과다 책정에 이어 분식회계라는 복병을 만나 또 한번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SKC도 충격을 크게 받았다. 이날 SKC는 검찰수사 발표 직후부터 하한가를 찍으며 전날보다 14.92% 떨어진 6560원에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악재가 이라크 전쟁, 한반도 긴장 등 경제 외적 요인에 원인이 있지만 재계 서열 3위의 SK그룹이 분식회계를 저지렀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단기간내 SK그룹주들의 주가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주요 기업의 분식회계 파동을 겪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SK그룹내 계열사는 물론, 한국 증시 대표기업에 대한 투자비중까지 줄이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관련, 이 회사의 거래소 퇴출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일단 금융감독원측은 상장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SK글로벌의 2001년 자본총계는 2조2208억원에 달해 분식회계분 1조5587억원을 전액 자기자본에서 빼더라도 자본잠식 상태까지 이르지는 않기 때문에 퇴출 사유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거래소 퇴출규정에서 자본잠식 확인 즉시 퇴출조항도 1년의 경과기간을 적용, 2003년 사업보고서부터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건과는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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