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인텔 진영, 대응 공격 나섰다

 인텔의 무선랜과 칩세트를 통합한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 ‘센트리노’ 발표 시점에 맞춰 AMD·아기어·인터실·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반 인텔 진영 경쟁사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AMD는 12일 인텔의 ‘센트리노’를 겨냥, 고성능·초박형 노트북용 CPU ‘모바일 애슬론XP-M’ 12종을 출시하고 주요 PC업체들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노트북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인다.

 AMD가 이날 선보이는 제품은 △고성능 데스크톱 대체형 △저전력 소비 초박형(신&라이트) △표준형(메인스트림) 등 보급형에서 고성능 제품에 이르기 까지 풀라인업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클록 주파수는 1400+에서 2600+까지 고루 갖췄으며 동작전압을 25W급까지 낮춘 제품도 있다.

 AMD는 이에 앞서 11일에는 전세계 주요 지역에서 제품 설명회를 갖고 인텔의 대응 전략으로 ‘가상 골리앗’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인텔의 ‘센트리노’가 CPU와 무선랜 칩 뿐만 아니라 칩세트까지 인텔의 제품을 써야 하는 것과는 달리 AMD는 기존 시장 표준을 지원하는 협력업체들과 광범위한 컨소시엄을 이뤄 ‘하이퍼 트랜스포트’ 등 차세대 표준을 만들어 ‘골리앗(인텔)’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AMD는 이를 위해 무선랜 칩 분야에서는 인터실과 아기어, 아테로스 등과 협력해 차기 무선랜 표준인 802.11a/g 등을 함께 활성화시키기로 했고 비아·SiS·엔비디아·UMA 등 칩세트업체들과도 공조방안을 마련,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샘 로건 AMD 북아시아지역 마케팅 담당 이사는 “인텔은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방향을 거슬러 독단적인 솔루션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AMD는 표준기술에 개방형 솔루션으로 더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데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어·인터실·TI 등 무선랜 칩세트업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기어시스템스는 11일 새 표준규격인 802.11a/b/g를 지원하는 통합 모뎀칩과 무선주파수(RF)를 출시했다. 아기어가 출시한 이 제품은 현재 표준인 2.4㎓ 주파수와 차기 5㎓에서도 모두 작동이 가능하며 초당 54Mb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아기어는 이 솔루션을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하는 ‘세빗 2003’에 출품, 공동 개발사인 인피니온과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인터실은 주 고객사인 델컴퓨터와 공동으로 차기 무선랜 표준규격을 탑재한 노트북을 5월께 내놓기로 했고 TI도 802.11a/b/g를 지원하는 통합 칩세트를 3분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영덕 아기어시스템스코리아 지사장은 “인텔이 CPU의 지배력으로 무선랜시장까지 넘보고 있지만 빠르게 변하는 기술표준을 전문업체들보다 발빠르게 내놓거나 안정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마케팅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기술로 정면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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