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에 한·일간 애니메이션 자존심 경쟁이 펼쳐진다.
토종 극장용 창작 애니메이션인 ‘원더풀데이즈’와 ‘오세암’의 개봉이 4월 25일로 확정된 가운데 일본의 대작 애니메이션인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가 같은 날 개봉될 예정이어서 양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흥행실적에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령공주의 수입사인 대원씨앤에이측은 “배급사인 브에나비스타측과 협의를 하고 있으며 연휴가 많은 5월 초를 앞둔 4월 25일로 잠정적으로 개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령공주는 지난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국내에서만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97년 작품으로 일본에서만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일 자존심 경쟁에서 국산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여기에는 원령공주가 확실히 검증된 대작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보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7년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후 국내에 서 불법복제CD와 온라인 와레즈사이트 등을 통해 이 작품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에서 개봉된 이후 수년 후에 국내에서 개봉돼 7만명과 14만명 정도의 관객동원 실적을 거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이웃집 토토로’처럼 큰 흥행은 거두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대원씨앤에이측에서도 “개봉이 많이 늦어졌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126억원이 들어간 대작으로 많게는 200만명의 관객동원을 예상하고 있는 ‘원더풀데이즈’와 저예산 작품으로 가족을 타깃으로 최대 70만명의 관객동원을 기대하고 있는 ‘오세암’이 흥행실적 측면에서는 원령공주를 앞서지 않을까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장을 찾는 관객들 가운데 수년전에 개봉한 작품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비록 원령공주가 대작이기는 하지만 원더풀데이즈와 오세암도 기대작이기 때문에 관객동원 측면에서 쉽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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