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문화권에서 유통, 물류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산업군을 공략하는 e비즈니스 전문 회사가 되겠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납(대표 이석주 http://www.inapsys.net)의 청사진이다. ‘벤처로서 그 정도 목표는 가져야겠지’ 정도로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21명의 직원 이력을 면밀히 살피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하고 수긍이 간다.
이납은 1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통부문의 영업과 물류를 연결해주는 ‘스코어’, 기간시스템과 연결돼 인터넷상에서 모든 구매업무를 지원하는 빕스(ViBS), 매장관리를 위한 웹POS 등을 개발했다. 제품을 연결하다 보면 e프로큐어먼트에서 고객관계관리(CRM)까지 e비즈니스 로드맵상에서 필요한 것들로 컴포넌트 또는 모듈형으로 개발돼 필요할 때마다 플러그인할 수 있다.
이납의 가장 큰 장점은 독자적인 컨설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설립 초기인 벤처임에도 컨설팅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표이사의 경력 덕분이다. 이석주 사장은 제조·유통·물류 부문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e비즈니스 분야에서만 23년을 지내왔다. 삼성SDS에서 CIM 컨설팅 팀장, 소프트웨어 개발연구팀장을 역임한 데 이어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또 제일제당DNS추진팀장, CJ드림소프트 e비즈니스 사업개발본부장을 맡는 등 사무실에서 앉아 익힌 노하우가 아니라 현장에서 줄곧 뛰어다니며 몸에 밴 이력이란 것도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이납을 차린 점에 대해 처음에는 의아해 했다. CJ드림소프트에서 나온 당시 일부 대기업에서 CIO로 영입하려 하는 등 여러 곳에서 끌어가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형 SI회사들이 자체솔루션 개발보다는 외국 솔루션을 선호하는데 문제점을 느꼈습니다. 우리 환경에 맞게 컴포넌트나 모듈형태로 개발해 꼭 필요한 기능만 사용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업무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텐데하며 고민하게 됐죠.”
이 사장의 이납 설립배경이다. ‘고객에 최대한 이익을 주도록 하자’는 발상의 전환은 이납의 직원 평가기준으로도 연결된다. 학력을 무시하고 직원을 뽑는 것도 그렇지만 직급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도 및 회사 경영에 대한 기여도에 점수를 주고 있다. 이납 직원들이 컨설팅은 가급적 60일 이내, 개발 및 커스터마이징은 90일 이내에 프로젝트를 종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이런 기대에 호응하기 위해서다.
이납은 ‘지난해까지 제품과 조직을 갖추는데 주력했다’며 올해를 실질적인 사업 첫해로 보고 있다. 이미 KT와 롯데정보통신이 제휴해 추진하고 있는 ‘비즈메카 iPOS’ 컨소시엄에 컨설팅 및 솔루션 제공업체로 지정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국내 환경에 맞는 e비즈니스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이납 이석주 사장(오른쪽 맨 끝)과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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