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금융서비스로 상징되는 금융지주회사의 사업모델이 온라인 환경에서도 서서히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등 2대 금융지주사들이 설립 3년째를 맞는 올해 자회사들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공동 온라인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나서는 추세다. 다만 경영문화가 서로 다른 탓에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기 특징적인 방향으로 지주사 온라인 전략을 추진중이어서 어디가 더 나은 결실을 맺을지 또한 주목된다.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허브 포털을 구축하라=우리금융그룹은 윤병철 회장의 지시 아래 올해 은행·증권·보험·투신 등 자회사의 온라인 서비스를 한데 묶는 이른바 ‘지주사 종합포털’을 만들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우리은행의 인터넷뱅킹에서 여타 자회사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단순한 사이트 링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은행의 인터넷뱅킹을 구심점으로 자회사의 각종 금융상품을 종합 판매하는 온라인 금융백화점을 꾸민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우리은행에 본부급의 e비즈니스 사업단을 구성, 그룹차원의 공동 온라인 사업을 추진토록 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당장 구체화할 서비스는 오는 8월 방카슈랑스 제도 실시에 대비한 온라인 방카슈랑스. 우리금융은 8월부터는 그룹 금융포털 내에 보험상품몰을 구축해 본격적인 지주회사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e비즈니스 사업단 김종완 부장은 “이달부터 자회사 실무진들간 협의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이끌어낼 계획”이라며 “은행·증권·보험 등을 묶은 하이브리드형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의 효율성은 갖추되 온라인의 독자생존 모델을 찾아라=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가운데 온라인 금융서비스 전문업체인 e신한을 두고 있는 독특한 금융그룹. 이미 지난 2000년 e신한을 설립하고, 인터넷 전업은행 및 금융유통 사업을 준비할 만큼 지주사 차원에서 온라인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지주사와 자회사에 소요되는 기업소모성자재(MRO)를 e신한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 대행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구매물량은 첫해인 올해에만 100억원 가량. e신한은 이 가운데 일정액을 수수료 수입으로 거둬들일 수 있고, 지주사 전체로는 적지 않은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자회사간 업무통합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와 함께 e신한의 주력 사업인 전자가계부도 신한은행의 지점을 통해 판 촉진에 나서기로 하는 등 지주사의 강점인 연계 영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그룹과 달리 자회사의 온라인 사업은 독자적인 고객 서비스로 유지하되, e신한을 통해 온라인 금융서비스의 발전모델을 창출한다는 게 특징이다. 김성윤 e신한 사장은 “겸업화·대형화라는 지주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라며 “다만 온라인 금융시장의 추세를 진단하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는 것에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한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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