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차관급 인사 특징과 전망

 3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개혁장관-안정차관’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이다. 장관급 인사가 개혁성향의 인물을 대거 포진시킴으로써 ‘파격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탓인지 차관급 인사는 대부분 행정경험이 풍부한 부처 내부의 인물을 승진시켰다.

 ◇과학기술부=이번 인사 배경에서 밝혔듯이 과기부 인사 특징은 안정형 차관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신임 차관은 25년 이상을 과학기술부에 근무하며 주미과학관, 기상청 기획국장, 기술협력국장, 기술정책국장, 기초과학인력국장, 과학기술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안정형 차관으로는 적격이라는 평이 크게 작용했다.

 또 부처 직원들이 갈망했던 과기부 출신 장관이 무산, 부서 내부에서 아쉬움이 컸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 인사는 부처 내부의 잠재적인 불만과 부작용을 잠재울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관광부=오지철 기획관리실장의 차관 승진은 이창동 장관이 외부 전문가 발탁이라는 점을 감안해 내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오 차관은 지난 82년 체육청소년부 해외협력과장으로 발탁된 이래 국제체육과장 및 국립현대미술관 사무국장, 문화산업국장, 문화정책국장 등을 맡은 바 있으며 지난 2001년부터는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하는 등 문화부의 내부사정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을 들어온 인물이다.

 영화감독 출신인 이창동 장관이 문화·예술분야에서는 전문가이기는 하나 체육·청소년·관광·종교 등 문화부에서 맡고 있는 타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내부 승진 형태로 이루어진 이번 차관 임명은 장관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메워가면서 기존 문화부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평이다.

 ◇산업자원부=재경부 출신 장관과 산자부 출신 차관의 만남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즉 산자부내 요직을 두루 거친 김칠두 차관보가 내부 승진 임명됨에 따라 재경부 출신으로 산자부의 업무 특성을 잘 모르는 윤진식 장관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시 14회인 김 차관이 지난 75년 상공부 기획관리실을 시작으로 산업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상공관료여서 금융분야에 밝은 윤 장관과 호흡을 잘 맞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비롯한 굴뚝기업의 e비즈니스화 등 산업정책의 새로운 물꼬를 터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부처업무에 정통한 변재일 기획관리실장을 신임 차관에 임명한 것은 기업인 출신 장관과의 조화에 가장 큰 비중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관은 큰 틀의 국정에 전념토록 하고 차관은 내부 살림을 직접 챙기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통부는 장관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거나 변화를 모색하고 차관이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또한 진대제 장관은 삼성전자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산업 육성에 전념하고 변 차관은 정보화쪽에 주력하는 역할분담도 예상된다. 정통부의 3대 핵심업무 가운데 하나인 통신정책은 앞으로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진 장관과 변 차관이 어떻게 호흡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획예산처 등=이번 기획예산처 차관 인사는 예산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대외조정능력이 뛰어난 인물이 등용됐다. 특히 정책기획업무 경험이 참여정부의 거시정책과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 차관에는 본부요직을 두루거친 인물이 뽑혔다. 지방행정에도 밝아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적합하다.

 건설교통부 차관에는 27년간 주택·도시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자가 뽑혔다. 5대 신도시 건설 등 대형사업을 주도한 경험이 많아 추진력 있는 사업수행이 기대된다.

 국방차관 역시 관련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 또 대학원에서 외교안보를 공부해 국제정세에 밝다는 점도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상황에서 군사적 관계설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대전청사=3일 단행된 정부대전청사 차관급 인사는 행시 기수가 13기(유창무 중기청장, 하동만 특허청장)에서부터 24회(김세호 철도청장)에 이르기까지 망라함으로써 기수 파괴를 몰고 왔다.

  대다수의 외청은 이번 인사에서 내부 승진을 기대했지만 현 청장이 유임된 통계청과 문화재청, 내부 인사로 발탁된 산림청 등을 제외한 5개 청에서 외부 인사가 발탁되는 등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유창무 중기청장과 김용덕 관세청장 등은 상급 기관인 산자부와 재경부 출신으로 기관간 업무연계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청은 행시 기수면에서 다소 파격적이지만 교통부와 건교부 등을 두루 거친 김세호 신임 청장이 임명됨에 따라 주력 사업인 고속철도 사업을 이끌어가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팀>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