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90% 이상에다 순익률 80% 그리고 주가로 치면 시애틀에서만 수천명의 백만장자 투자자가 나올 정도의 기업. 바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MS의 고민도 숨겨져 있다. 독점적 컴퓨터 운용체계로 성공한 이 회사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재 고심하고 있다.
레드먼드에 본사를 둔 이 초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은 자사 주력제품의 성장세 둔화로 신사업 확장을 공격적으로 전개, 비디오 게임기 판매에서부터 중소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 등 다양한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사업은 현재 짭짤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IBM과 소니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롭 엔덜리 분석가는 “신종 사업 성장은 MS에 매우 중요해졌다”며 “이들 사업의 성장이 없으면 주식시장은 MS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MS는 자사 신규사업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 강변하고 있다. 존 코너스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분석가와의 회의에서 ‘세계를 변화시킬 믿기지 않는 제품’ 출시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제품이 예전의 가공할 만한 제품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회사가 전세계 모든 기업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설립된 지 28년밖에 되지 않은 MS는 윈도 제품으로 데스크톱 운용체계 시장을 거의 독점해왔다. 이 회사 창업자 빌 게이츠 회장은 사실상의 로큰롤 스타라 할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됐으며 이 회사의 주가폭등은 가히 전설적이었다. MS 주가는 지난 86년 기업공개 당시 주당 21달러였으나 현재 가격은 그 뒤 9차례의 주식 분할을 거친 것임을 감안하면 무려 7000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MS는 아울러 소프트웨어 경쟁사들이 적자 막기에 정신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속적으로 막대한 순익을 챙기고 있다. MS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 163억달러의 매출에 53억달러의 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이 어려운 시기의 도래 조짐일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MS의 기록적인 매출은 주로 소프트웨어 대량 구매자에 대한 요금 부과 방식 변화에서 비롯됐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횡재’가 영원히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일부 회사가 MS 소프트웨어의 대안을 물색중인데 이를 빗대 “MS의 연료탱크에 2쿼터 정도의 연료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윈도 고객도 PC 시장의 급속한 둔화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MS가 성숙했다는 최대 조짐은 지난달 사상 최초로 주식 배당금 지급 발표에서 찾을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MS가 과거 주식분할과 비교해 주가가 낮은 데도 불구하고 주식분할 결정을 내린 것은 자사 주식 거래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난 시절의 주가 급등세를 회복하려는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MS의 윈도, 오피스, 서버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매출에서 모두 합쳐 81%를 차지했다. 이 3개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3%, 78%, 32%에 달했다.
그러나 MSN 인터넷 서비스, 게임기 ‘X박스’를 포함한 홈 엔터테인먼트, 중소기업 경영 솔루션, 무선 기기 CE/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등 4개 사업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현재 MS는 인터넷 접속시장에서 AOL타임워너, 비디오 게임 사업에서 소니, 무선시장에서 노키아 및 팜 그리고 기업 관리 소프트웨어 및 기술 서비스 판매 분야에서는 IBM과 경쟁하고 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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