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의 길목에 접어든 베이지역 일부 소형 인터넷기업 사이에서 의외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최근 수주동안 온라인 검색 디렉터리 룩스마트와 금융뉴스 웹사이트 CBS마켓워치, 온라인 비디오 게임업체 IGN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흑자를 올렸다고 공시했다. 검색엔진 업체 애스크지브스도 최근 이 회사 설립사상 두번째 분기 이익을 공시했다. 최근에 흑자로 돌아선 업체는 이들뿐 아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새 흑자 인터넷업체로는 자동차 구매서비스 회사 오토바이텔, 할인 인터넷접속 서비스업체 유나이티드 온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솔트레이크시티의 소매 정리업체 오버스탁닷컴 역시 설립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공시하면서 ‘흑자클럽’에 들어섰다.
이들의 재기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닷컴재기’의 현실화다.
투자은행 US뱅코프제프레이의 분석가 사파 라스치는 “이는 성숙단계에 접어든 산업의 한 표상”이라며 “처음에는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다가 점차 시들해지고 뒤이어 중소업체들이 부상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많은 인터넷기업이 적자를 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 중 일부는 결국 도산하고 일부는 헐값에 합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일부 인터넷기업은 e베이, 야후의 전례를 따라 안정적인 흑자기조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보통 4분기는 연중 이익이 가장 많은 때다. 웹사이트들은 특히 휴가시즌 광고특수와 선물구매 특수를 누리게 된다. 인터넷기업 중역들은 따라서 판매가 침체되는 다른 분기에도 수익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아마존닷컴 같은 거인 온라인 소매업체에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아마존은 2년 연속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낀 분기에 흑자를 올렸지만 나머지 분기에는 적자를 냈었다.
새로 흑자를 낸 웹사이트 거의 모두가 과거에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이들 업체가 최근 분기에 올린 이익은 이에 견주면 아주 작은 금액에 지나지 않는다. IGN의 경우 창업 이후 총 적자가 1억4510만달러에 달한다. 이와 비교해 지난 분기 이익은 겨우 20만4000달러다. CBS마켓워치도 과거 5년 동안 누적적자가 2억4120만달러인 반면 지난 분기 이익은 85만4000달러에 그쳤다.
CBS마켓워치의 수석부사장 빌 비숍은 “우리는 흑자전환 소요기간으로 5년을 적정선으로 보았다”며 “미디어업체들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 흑자전환에 보통 4∼8년이 걸렸고 우리도 처음에는 5년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IGN엔터테인먼트는 기업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수술을 단행한 뒤 흑자를 올릴 수 있었다. 이 회사는 2001년 10대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고 회원제 온라인 비디오 게임사업을 시작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이어컴은 CBS 소유지분을 통해 마켓워치 지분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CBS는 오는 2005년 10월까지 매출 8%를 받는 조건으로 마켓워치에 자사 이름 사용권을 허용했다. 비숍은 “우리는 ‘인터넷 광풍’에 전혀 휩싸이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진정한 프로 저널리스트만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룩스마트는 최근 분기에 340만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총 누적적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룩스마트의 CEO 제이슨 켈러만은 “일부 부채소멸에 따른 특별이익을 제외한 뒤 이익이 340만달러로 우리 회사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흑자의 길이 아주 멀고 험했으며 일부 직원은 롤러코스터 타기와 같다고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켈러만은 “처음에는 배너광고에 집중했다가 정책을 바꿔 닷컴광고가 붕괴되기 시작하기 전인 2000년 초부터 검색 리스팅에 주안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상장업체로 흑자로 돌아선 닷컴업체는 이들 말고도 더 있다. 아폴로그룹이 운영하는 피닉스대학온라인과 USA인터액티브 소유의 호텔스닷컴도 2년 전에 이미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초기에 성공한 인터넷업체 중 베이지역에 있는 업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이들 대부분은 대기업 계열사다. 이에 견줘 최근 흑자로 돌아선 업체들은 캘리포니아주 업체들이 대부분으로 거의가 대기업과 연관이 없는 독립업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대부분 2000년 주식시장이 정점에 달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지난 한해 동안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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