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춘만 프러스원애니메이션 사장

 “하청 위주의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이제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미국·일본 등 애니메이션 선진국의 대표작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21일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신임 수장을 맡게 된 프러스원애니메이션 이춘만 사장(53)은 이제는 창작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70년대 중반부터 애니메이션업계에 투신, 원·동화 애니메이터로 출발해 80년대부터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애니메이션계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91년에는 프러스원애니메이션을 설립해 101마리달마시아, 헤라클레스 등을 하청으로 제작하며 뛰어난 제작능력을 과시해 왔다.

 그런 그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십년간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하청으로 제작하며 국내업체들이 너무 안주해 왔습니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물량 감소 그리고 중국·인도·베트남 등 저렴한 인건비로 무장한 동남아 하청업체들의 등장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제 고사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이 사장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계속 영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순수 또는 공동제작을 통해 인정을 받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반 여건이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일환으로 협회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를 무조건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는 창작 여건을 만들기 위한 1차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작업체들이 국내 TV에 걸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제작 의욕이 생기며 또한 어떻게 당당히 해외에 들고 나가겠습니까.”

 이 사장은 애니메이션 총량제 이외에도 창작여건 형성을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외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의 일환으로 문화산업에 투자해 손실 발생시 세금을 감면해 주고 있습니다. 국내업체들이 창작 초창기여서 손실을 보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사장은 앞으로 5년이 중요하다며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회장으로 재임하는 2년동안 창작 여건 형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계속 늘고 있으며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능력은 여전히 최고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국내업체들이 꾸준한 창작으로 기획력만 갖춘다면 최고의 애니메이션 국가가 되는 것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