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사단법인 기업정보화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국내기업 5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정보화 수준 평가결과를 보면 국내 전체 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50.92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을 만점으로 할 때 겨우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정보화 수준을 점수에 따라 ‘기능정보화(0∼-20점), 업무정보화(21∼40점), 기업내 정보화(41∼60점) ,기업간 정보화(61∼80점), 지식정보화(81∼100점)’ 순으로 5단계로 구분했을 때 국내 전체기업들의 정보화 수준은 ‘기업내 정보화’ 단계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와 비교해 2%포인트 정도 상승한 수준이긴 하지만 그동안 사회·산업의 정보화 급진전에 따라 기업들의 정보화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그런 점에서 기업정보화 추진의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업(57점)과 서비스업(52점)은 평균치를 웃돈 반면, 제조업(48점)이나 건설업(44점) 등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보화 격차도 심했다. 대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58.46점을 받았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41.57점밖에 되지 않았다.
업종별 기업규모별 특성을 감안해도 산업 전체적으로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정부가 중소기업 정보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데다 기업들의 자체적인 투자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마디로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정보의 활용적인 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업정보화 인프라 측면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하지만 이를 이용하고 활용하는 부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보화 수준 평가결과 정보화설비 부문은 68점으로 그런대로 괜찮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활용(38점)하고 응용(49점)하는 부문에서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 응용과 활용이 미흡한 주된 이유는 마인드 부족, 직원들에 대한 교육소홀, 취약한 정보화 조직 등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에서 이 분야에 대한 보완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21세기는 지식과 정보의 효율적인 창출과 활용이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정보화시대다. 기업들이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생존은 물론 국가경쟁력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의 정보화 수준을 높혀가는 1차적인 책임은 기업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기업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현재 매출액에 대비 1.35∼1.46%대에 불과한 정보화 투자규모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사내 IT컨설턴트를 양성하고 외부용역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도 각별한 관심과 제도적인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 정통부는 이번 평가를 발표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IT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응용소프트웨어 임대(ASP)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정보화 활용능력을 높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이 차질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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