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확인, 휴대폰 위치파악 기능 맹활약

 2·18 대구지하철 참사 대책본부 상황실에 접수된 실종자 수와 신원미확인 희생자 수의 차이가 커 희생자 집계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전화 위치확인 기능이 참사현장 희생자를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난시 응급구조를 위한 위치기반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참사 직후 피해자 가족을 대상으로 이동전화위치 확인 요청을 접수, 각 가입자 위치를 추적한 결과 19일 오전까지 접수된 186건 중 011과 017 이동전화가입자는 38명, 016과 018휴대폰 가입자는 45명, 019가입자는 10명 등 모두 93명이 사고가 발생한 오전 9시 50분부터 11시 사이 대구 중앙로역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전화위치확인은 이동전화단말기가 발신한 전파위치를 추적해 마지막으로 신호를 수신한 기지국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가입자 위치를 반경 300m까지 가려낼 수 있다. 사고가 난 중앙로역에는 지하철 역사 내에 각 사업자의 기지국이 설치돼 있어 마지막 발신전파가 이곳에서 확인된 경우 기지국 주변 300m 내에 있었다는 설명이 된다. 따라서 해당 이동전화가입자들은 대구지하철 참사현장에서 희생당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사고현장에 상주직원을 파견, 이동전화위치확인 요청을 받고 있는 LG텔레콤의 경우 지난 18일 하루 동안 모두 11명의 가입자 번호를 접수, 밤 10시까지 전파를 추적한 결과 모두 10명이 사고 현장에서 최종전파를 발신한 이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돼 가족들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중앙로역의 경우 4대의 기지국을 지하철역사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전파가 끊긴 가입자는 방화참사에서 희생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방본부나 재해대책본부에서 각 통신사업자에 실종자 명단을 공개, 정식으로 위치확인을 요청하면 거의 정확한 희생자 수를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적인 재난사태에 대비한 응급구난용 위치확인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일 현재 이동통신 3사는 재해대책본부와 시청상황실, 사고 현장 등에서 개별 시민들을 대상으로 위치확인 신청접수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기지국기반 위치서비스에 위성측위시스템(GPS) 기술을 결합해 위치정확도를 높인 GPS 기반 위치확인기능을 사업자에 의무화해 응급구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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