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와 DDR D램 가격 동향.
국내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가격이 연일 속절없이 주저앉으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반도체회사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DDR D램 가격은 작년 11월 개당 8.82달러에서 현재 3달러 초반으로 60% 넘게 폭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 특히 정보기술(IT)주 주가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DDR가격 동향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만큼 북핵 우려, 이라크전 가능성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한 대외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주가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7일 지난 주말 미국 IT주가 큰 폭의 반등을 시현했다는 소식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시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무려 1만7500원(6.41%) 상승한 29만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러한 주가 상승은 삼성SDI, LG전자 등 여타 IT주들로도 이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델컴퓨터 등 상당수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데다 국내 대형 IT주들의 낙폭이 과대했다는 점이 매수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돼 PC 교체수요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한국과 대만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회복을 단언할 수 없는 상태로 역시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DDR D램 가격 동향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DDR가격 동향에 대해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이달말에서 3월 초순경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겠지만 이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DDR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을 뛰어넘었고 매년 2월말과 3월초 재고조정과 신규제품 출시 등으로 D램 주문이 증가했기 때문에 D램 가격은 반등하지만 현재 가격 하락의 기저에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과 PC 교체 수요 지연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어 2분기 중반까지 가격 하락 추세는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가도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상반기 동안은 추세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소인 휴대폰 판매도 하반기 경에나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20만원대 중반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 정도 가격대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DDR D램 가격의 급락과 이에 따른 향후 실적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불황기에 공격적인 투자로 후발업체를 압박하고 있고 경쟁력있는 원가구조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것”이라며 “어느 정도 악재가 반영됐고 20만원대 중반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아 추가 주가 조정기를 저점 매수와 분할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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