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시장 성장치 믿을 수 있나

 신유통 시장 성장치 ‘믿을 수 없다’.

 연초 정부와 경제연구소에서 잇따라 올해 신유통 시장 규모와 관련해 낙관적인 지표를 발표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부풀려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중소 쇼핑몰이 많아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인터넷쇼핑몰의 올해 예상 성장치는 현실과 동떨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 유통연구소는 연초 발표한 ‘2003년 유통시장’ 전망 자료에서 올해 할인점 전체 매출액이 23조원으로 백화점(20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신장률도 할인점이 7∼9%로 백화점(3∼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할인점 시장 규모가 지난해(17조8000억원)보다 15.7% 늘어난 20조6000억원, 백화점은 7.9% 증가한 19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표적인 신유통 채널인 할인점 시장 규모만 봤을 때 두 경제연구소는 무려 3조원 가까이 시장 규모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 통계청은 올해 소매 유통시장을 더욱 낙관하고 있다. 백화점은 20조5000억원, 할인점은 21조8000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발표했다. 성장률 면에서는 작년 대비 올해 백화점이 10.8%, 할인점이 21.8%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이 기업 연구소인 롯데와 신세계에서 분석한 수치보다 무려 세배 가까이 올해 성장치를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치는 올해 신규 출점하는 점포(백화점 5개, 할인점 40개)를 합친 수치여서 순수 점포당 신장률만 따지면 실제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 신장은 각각 2∼3%, 6∼8%로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예상 시장규모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인터넷쇼핑몰 시장이 지난해보다 41.2% 늘어난 7조2000억원, TV홈쇼핑은 16.7% 증가한 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도 신세계와 비슷한 인터넷쇼핑몰 7조2400억원, TV홈쇼핑 5조6400억원으로 예측했다. 반면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는 회원사 매출액을 기준으로 시장규모를 예측했을 때 TV홈쇼핑 시장은 케이블 4조5460억원, 인포머셜 등 유사홈쇼핑 1340억원 등 5조원으로 내다봤다. 인터넷쇼핑몰 시장은 회원사 매출이 3조8800억원인 점을 바탕으로 전체시장은 5조3000억원으로 분석했다. 협회 시장예측 규모는 통계청 및 경제연구소와 무려 2조원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부풀려진 수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먼저 일부 쇼핑몰 업체가 매출을 발표할 때 기업간(B2B) 상거래 규모를 포함시키는데 이 비중이 크게는 업체당 40∼60%에 달한다는 것이다. 결국 순수 쇼핑몰(B2C) 시장 규모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 업체는 쇼핑몰끼리 제휴 마케팅 형식으로 서로 입점해 운영하는데 이 때문에 매출이 이중으로 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포털 사이트에 A라는 종합 쇼핑몰이 입점해 있으면 매출은 포털업체와 쇼핑몰 A업체가 모두 산정하는 식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유통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와 협회, 심지어 경제연구소에서도 시장 예측치가 서로 달라 혼란스럽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체적인 시장조사를 벌여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