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가 경기도 파주에 차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생산거점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미래 생산거점으로 물밑 조성중인 충남 아산에 이어 파주가 또 하나의 한국 TFT LCD 산업 집적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LG필립스는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일대 50여만평 부지에 포스트 5세대(6세대 이후) TFT LCD 생산기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4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손학규 경기지사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고 3일 밝혔다.
양측은 MOU 내용에 구체적인 투자규모를 명시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 공장은 장차 TV용 초대형 LCD 패널을 집중 양산하기 위해 ‘1800×2000㎜ ±α’대의 6세대 이후 차세대 제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어서 초기 투자규모만도 20억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LG필립스는 부지 조성이 마무리되는대로 2005년 가동을 목표로 본격적인 6세대 TFT LCD 설비투자에 착수할 예정이며, 백라이트유닛(BLU) 등 협력업체들을 위한 50만평 이상의 추가 공업지역 조성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 생산거점인 경북 구미는 물론 경기 화성, 청주 등 충청권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차세대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해온 LG필립스가 파주를 최종 부지로 확정한 것은 이곳이 서울과 인접해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특히 LCD 단지 조성의 중요한 요소인 물·항만 등 입지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도와 파주시측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확보를 위해 유치에 큰 관심을 표명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도측은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질 경우 2000년대 후반에는 LG필립스 및 협력업체의 매출액이 20조원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의 경제적 위상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파주는 국토건설종합계획법·수도권정비계획법·군사시설보호법 등의 규제를 받고 있어 법적 완화 조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 LG필립스측은 “외자(필립스) 유치 형태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자금조성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필립스의 차세대 생산거점이 파주쪽으로 굳어짐에 따라 LG와 삼성의 포스트 5세대 TFT LCD 설비투자 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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