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주식시장도 기업수익 개선 등 주가상승을 뒷받침할 펀더멘털의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월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저점을 확인하는 지루한 기간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2월의 최대변수로 이라크 전쟁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2월은 통상 ‘1월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1분기 실적에 촉각이 맞춰지는 시기다. 최근 10년 중 2월에 상승장이 나타난 경우는 단 2회일 정도로 2월은 계절적으로 약세장이 많았다. 올해 2월도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미는 미흡한 상태로 뚜렷한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또 1월 시장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됐던 달러화 약세와 유가상승, 반도체 현물가격 약세 등은 2월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악재로 평가된다.
오태동 우리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악재가 어느 정도 희석되고 있지만 2월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많지 않다”며 “다만 중장기 투자가들은 550선 근방에서의 저점 형성에 대비한 전략을 세워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임박하면서 이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쟁 발발로 투자심리 위축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는 반면 차라리 지난 몇달을 끌어온 악재가 소멸되면서 일시 급상승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쟁의 기간과 그 파장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월초-약세연장, 월말-회복국면’의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LG투자증권은 월초 깜짝 상승장이 나타날 것이란 이례적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LG투자증권은 지난 연말연시 시장전망을 가장 정확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때문이라기보다는 과매도에 따른 반등국면이 월초반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주도주는 삼성전자·SK텔레콤 등 IT업종 대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은 공통적으로 2월 약세장에서 우량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향후 3개월간 580∼700선의 박스권 등락을 예상, 추가하락 위험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경기회복 기대는 여전한 상태로 주식투자 비중을 점차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 주식시장의 투자대상군으로는 무엇보다 낙폭과대 우량주가 꼽히고 있다. 주도주의 부상이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군소 테마의 상승세는 제한적이란 판단에서다. 2월도 실적발표 시즌이라는 점에서 실적 호전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평가다.
과거 2월장은 전통적으로 통신서비스·홈쇼핑 등 내수관련 경기방어 IT주들이 상대적 안정을 보였던 시기라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그밖에 25일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행정수도 이전 테마와 주5일 근무 수혜주(플레너스·CJ엔터테인먼트·청호컴넷·아이디스·한네트·한틀시스템) 등도 관심권으로 꼽힌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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