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타, `어깨동무`

 ‘오랜만의 손잡기’

 신용카드 시장에서 숙적 관계였던 비자인터내셔널과 마스타카드가 국내에서 전례없는 협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마스타의 전통적인 강세가 비자의 절대적 우위로 반전되면서 양사는 말 그대로 앙숙관계나 다름없었다. 양사의 화해분위기는 국세청의 과세 움직임과 IC카드 인프라 구축사업에 대한 공조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국세청이 해외 신용카드 브랜드가 국내 회원사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입에 대해 과세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양사는 올해부터 본격화할 IC카드 전환사업에서 서로 공조체계를 구축키로 하고, 가맹점 단말기 보급과 시범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양사는 현재 마그네틱카드를 IC카드 환경으로 개선하고 회원사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단말기 보급과 실수요 창출을 선도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현재 구상중인 IC카드 협력방안은 가맹점 단말기 공동보급과 로열티 프로그램을 골자로 한 시범사업이다.

 이를 위해 공동 출연키로 검토중인 예산도 50억∼80억원선이다. 양사는 대형 유통점과 프랜차이즈 등 주요 가맹점에 로열티 서비스를 가미한 IC카드 사업을 적용키로 하고, 오는 3월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최대의 로열티 서비스인 OK캐쉬백을 운영중인 SK, 로열티 시스템을 개발한 비자캐시, IC카드 사업에 가장 의욕적인 LG카드 등과도 협력키로 했다.

 특히 IC카드 분야에서의 공조는 IC카드 전환사업이 향후 수년간에 걸친 방대한 작업인 데다 회원사들의 요구도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자 관계자는 “회원사들과 가맹점이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브랜드가 앞장서서 환경변화를 선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기술표준화와 단말기 보급 등에서도 공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 한때 차세대스마트카드기반 금융서비스 규격인 ‘EMV’ 기술개발 과정에서 추진됐던 양사의 협력사업은 3년여 만에 다소나마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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