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인터넷 선거시대

◆남궁석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arira@unitel.co.kr

 

 지난 대통령 선거시 선거 관련 사이트에 ‘남궁석이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1만7000여명의 네티즌이 검색한 수치를 보고 정보통신 분야에 오래 몸담아온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이전 선거에서는 이 정도의 사람에게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직과 자금을 동원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무실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선거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의 선거문화를 살펴보면 14대 이전 대통령 선거는 여권의 조직선거와 야권의 바람선거에 좌우됐고, 15대 대통령 선거에는 방송을 매개로 한 미디어선거가 도입돼 기존 선거문화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16대 대통령 선거는 미디어선거에서 한 걸음 더나아가 새로운 정치실험이 시도됐고 그 실험의 한복판에 인터넷이 있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인 참여정치는 지난 50여년 동안 우리의 정치를 지배한 금권정치·조직정치·동원정치를 퇴조시키고 저비용정치·양방향정치·일반대중의 정치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저비용·고효율의 인터넷 선거를 가능하게 한 우리나라 인터넷 인프라의 본격적인 구축은 불과 4년 전 현정부가 정보통신 강국을 꿈꾸며 ‘사이버코리아 21’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그 결과 초고속인터넷 가입가구가 98년 말 1만4000가구에서 2002년 11월 현재 1000만가구로 급증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전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1년 5월 OECD가 3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풍부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의 개인과 기업, 그리고 정부의 경쟁력이 급속하게 강화되고 있다.

 개인의 경쟁력 강화 측면을 살펴보면 학생·군인·공무원·주부 등의 정보화 교육을 통해 인터넷 인적 기반을 마련했다. e메일 보유율이 2002년 6월 기준으로 81.4%, 인터넷 뱅킹 고객 수가 2002년 6월 기준으로 1450만명, 온라인 주식 비중이 2002년 7월 기준으로 68.4% 등 인터넷을 가장 잘 쓰는 나라라고 해외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다음으로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을 살펴보면 풍부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IT산업은 98년 이후 연평균 20.7%씩 고도성장을 하고 있으며, IT산업이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년 9.3%에서 2001년 13.4%로 증가했다. 또한 IT의 혁신적 기술이 전통산업에 접목돼 전통산업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경쟁력 강화 측면을 살펴보면 2002년 말 전자정부 11대 중점추진과제가 완성돼 국민이 빈 손으로 관공서에 가서 논스톱으로 일을 처리하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민원서비스를 전국 어디에서나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산업사회에서 기계와 동력의 등장이 기존 농경사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듯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인터넷의 출현은 인류가 이제까지 상상할 수 없던 혁명적인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선진국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T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적 역량을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IT 연구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풍부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식정보사회만큼은 주도적인 위치에서 열어나가야 한다. 산업화에 뒤져 우리의 역사를 고난의 세월로 몰아넣은 전철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식정보사회를 선도할 기반과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 도전과 창조의 정신을 가지고 신세계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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