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온열기 시장 가격하락 예상

　최근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개인용 온열기의 가격구조가 허물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거래약정을 체결해 미리 정해준 소비자판매가격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리점에 제품공급을 중단해온 국내 최대의 개인용 온열기 제조업체인 세라젬의료기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같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기 때문.

　공정위는 세라젬의료기가 지난 2000년 4월 이후 가격덤핑 행위를 막기 위해 ‘세라젬마스타 개인용 온열기’의 지점 공급가격(103만원)과 대리점 소비자권장가격(188만원)을 준수토록 하면서 이를 어기면 제품공급을 중단키로 하는 거래약정을 체결해왔다고 최근 밝혔다.

　또 대리점 가격구조 혼란을 막기 위해 별도로 가격정찰제 시행에 관한 협정을 체결, 대리점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공탁금 명목으로 출연받아 이를 재판매 가격유지를 위한 포상금으로 사용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해왔다는 것.

　가격정찰제를 어긴 대리점을 본사측에 제보한 대리점엔 5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적발된 지점에는 추가로 1000만원(2차 적발시엔 2000만원)을 공탁금 명목으로 출연하게 했으며 3차 적발시엔 폐점조치했다고 공정위 측은 설명했다.

　공정위 측은 이에 따라 공급가격 및 소비자권장가격을 강제 준수토록 한 세라젬의료기기와 대리점간 약정서 문안의 삭제·수정 그리고 가격정찰제 시행에 관한 협정서를 파기하도록 시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이를 계기로 대리점들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시장상황·판매전략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 판매함으로써 이제까지 요지부동이었던 개인용 온열기의 유통가격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측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재판매 가격유지 행위를 할 수 없게 된 판매업자간 가격경쟁이 촉발돼 개인용 온열기 가격의 하락과 소비자의 저가 구매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이러한 행정명령이 기존의 가격대를 크게 끌어내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이 소폭 하락하기는 하겠지만 실제 그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98년 이후 개인용 온열기 시장이 급성장, 현재 연 3000억원대 이상으로 커졌지만 세라젬의료기·미건의료기 등 무려 80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수익악화 방지를 위해 판매가격을 유지하려는 분위기 강하기 때문이다.

　또 온열기 판매시스템이 가격하락을 방지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개인용 온열기 시장에선 각 업체의 지점 및 사무실을 중심으로 한 체험 마케팅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어 이로 인한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격하락 저항이 클 것으로 개인용 온열기 업계는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용 온열기 시장에서 고객할인 경쟁이 본격화되면 가격대가 급격히 붕괴되고 이로 인해 상당수 대리점은 이윤저하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따라서 약관만 일부 수정하고 음성적으로 가격경쟁을 서로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공정위의 이번 시정조치가 개인용 온열기 시장에서 얼마나 가격인하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