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주제발표-내년 게임산업 전망

 게임포럼(회장 김영만)이 주관하는 제12회 게임포럼이 지난 12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003년 게임산업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전문가 좌담회 형식으로 구성됐으며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컴투스 박지영 사장, 세중게임박스 방상호 이사, 게임산업개발원 김민규 연구위원 등이 게임 플랫폼과 장르별로 시장전망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전자신문 원철린 부장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서는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게임포럼 김영만 회장, 게임산업개발원 정영수 원장, 소프트맥스 정영희 사장, 세중게임박스 한동호 사장, 넷마블 방준혁 사장, 위즈게이트 손승철 사장, 이니엄 최요철 사장 등이 참여해 내년 게임산업 전망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 및 패널토론 등 게임포럼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주제발표> 

 ◇온라인게임시장 전망-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지금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크나 글로벌 온라인 게임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어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 미국, 일본, 중국 시장이 초고속망 보급확대로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회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내 온라인 게임들은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즉,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되 게임을 서비스할 때는 각국 게이머들의 기호에 맞게 로컬라이즈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이는 해당 국가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이와 함께 온라인 멀티플랫폼도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콘솔에서도 온라인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고 모바일 게임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온라인게임 플랫폼의 한계는 사라지고 있다. 특히 콘솔 기반의 온라인게임은 2003년의 가장 큰 화두임은 염두에 둘 사항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콘솔 온라인 영역에서 피할 수 없는 일대 접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 융합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시대가 임박해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온라인 게임의 전략적 측면으로 ‘솔로플레이와 멀티플레이의 결합’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각 플레이 스타일의 장점을 상호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전략적 모델이다. 솔로플레이의 경우 사용자를 스토리의 중심(영웅)이 되게 하는 등 정교한 게임구성이 요구되고 멀티플레이의 경우 다른 친구들과 만나고 모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두가지 매력 요인이 결합할 때 게이머들은 온라인게임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업계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 온라인게임회사들에게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 아닌가 한다. 온라인게임은 기존 패키지 게임과 달리 방대한 고객데이터를 서비스회사가 가지게 되는데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데이터들은 고객이 원하는 게임개발과 다양한 부가서비스개발에 이용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고객만족을 유도할 수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고객만족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만이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는 점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모바일게임시장-박지영 컴투스 사장 

 올해 모바일게임시장을 돌이켜보면 200%가 넘는 고속성장을 구가했다. 컬러휴대폰 보급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한데 힘입어 최고 모바일 콘텐츠로 각광받던 벨소리 다운로드 시장규모를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한 고사양 휴대폰과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으로 인해 네트워크 대전게임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모바일게임을 TV광고로 홍보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해외진출의 경우 일본, 유럽 등으로 국산 모바일게임이 진출하면서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도 전략적 수출상품으로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EV-DO 단말기가 등장하면서 모바일 콘텐츠를 놓고 이동통신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고 망개방에 따른 이동통신업체와 인터넷포털의 경쟁도 점화될 것이다. 이에 따른 모바일게임업체들간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EV-DO와 CDMA1x 휴대폰의 대중화는 통신요금의 인하도 촉발할 것이며 이에 따른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가 훨씬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또한 PC, PDA 등 타 플랫폼과의 연동되는 콘텐츠 개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우수한 게임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모바일게임 유저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휴대폰 사용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유저의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들도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할 전망이다. 특히 다른 콘텐츠 개발업체들의 게임진출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진출도 중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시장이 발전하는데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복잡한 과금구조는 유저들의 게임접근을 가로막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패킷, 다운로드, 정보이용료 등 여러 항목에 걸쳐 나눠진 요금은 일단 유저들에게 생소할 뿐 아니라 요금부담을 가중시켜 지속적인 유저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과 함께 짧은 개발기간으로 인한 콘텐츠 질 저하가 만연한 것도 문제점이다. 또한 이동통신업체가 모든 마케팅 채널을 움켜지고 있다 보니 게임개발업체가 자체적으로 고객마케팅을 벌일 수 없는 것도 모바일게임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밖에 단말기 종류가 천차만별이라 하나의 게임을 여러개 개발해야 한다든지, 고사양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모바일게임업체들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다.

 

 ◇콘솔게임시장 전망-한동호 세중게임박스 이사 

 세계 게임시장은 여전히 아케이드 게임과 비디오 콘솔게임이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조사기관의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아케이드 게임이 전체 63%, 비디오 콘솔게임이 23%를 차지한 반면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은 각각 8%와 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99억달러 규모에 달한 콘솔게임 시장의 경우 2005년까지 2배 가까운 857억 달러로 급팽창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와 달리 온라인게임이 매년 200%로 가까이 성장하며 주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콘솔 게임시장은 올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출시되며 본격 시장이 형성됐지만 기대보다 훨씬 더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올해초 예상한 올 콘솔게임시장 규모는 375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PS2가 팔린 판매량이 20만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 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PS2뿐 아니라 MS의 X박스, 닌텐도의 게임큐브 등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라 시장은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개 콘솔게임기가 각각 20만대씩 팔린다는 것을 가정하고 게임 타이틀도 이와 비슷하게 팔린다면 내년 콘솔게임시장 규모는 총 2500억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근 한 잡지사에서 게임유저들을 대상으로 3개 게임기 가운데 가장 구입하고 싶은 게임기를 물었을 때 비교적 지명도가 낮은 게임큐브가 응답자의 40%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슈퍼마리오’ 등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기를 유저들이 더 선호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따라서 내년 콘솔게임시장은 게임기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과 함께 얼마나 파괴력있는 타이틀을 많이 선보이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네트워크 콘솔게임 서비스도 한국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 콘솔게임 서비스가 시작되면 온라인게임과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MS의 X박스의 경우 네트워크 게임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사양에서 비교우위를 갖는 만큼 향후 국내 온라인 유저들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에 따라 사업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장르별 전망-김민규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연구위원

 게임이용자층이 다양화되고 고연령층의 게임이용률이 높아지면서 게임배경과 시나리오, 장르가 해가 다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교육시장 성장과 함께 청소년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에듀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첨단시뮬레이션을 도입한 게임장르 개발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게임을 ‘오락용 게임’과 특정목적과 효과를 의도하는 ‘기능성 게임’으로 구분할 때 기능성 게임은 앞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교육업체들이 앞다퉈 교육용 게임시장에 진출한 사례에서 보듯 언어, 지식, 기술 습득을 목표로 하는 에듀게임은 갈수록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 전망이다. 또한 인성개발이나 심리적 안정효과를 얻기 위한 심리형 게임, 건강관리 및 예방에 주된 목적을 둔 헬스게임, 가상현실 등을 통한 각종 장애를 치료하는 치료게임 등의 기능성 게임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국내 기능성 게임시장은 평균 48%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며 현재까지 66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을 창출했으며 내년은 올해보다 3000억원이 더 늘어난 98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기능성 게임시장에 이처럼 밝은 전망을 내놓는 까닭은 피교육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지속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원격교육이 각광받고 있는 데다 사교육의 높은 비용부담으로 온라인 에듀게임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솔, 대교 등의 온라인 학습사이트는 1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또 여성,학부모로 구성된 게임잠재이용자들이 향후 에듀게임을 비롯한 기능성 게임시장에 대거 흡수될 것으로 보여 시장전망은 더욱 밝다.

 기능성 게임 시장이 커지면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게임의 긍정적 효과를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시뮬레이션이나 어드벤처 게임이 아동들의 전략적 사고와 계획능력을 발달시킨다는 영국 교육부 주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이러한 기능성 게임들은 교육, 의료 등과 결합해 신규 게임시장을 형성하는 등 게임의 저변을 확대하고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능성 게임개발에 걸림돌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기능성 콘텐츠의 효과성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는 품질인등이 절실한 상태이다. 또 기능성을 강조하다보니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기능성 게임들도 많아 재미요소를 극대화하면서도 기능성을 살린 개발노하우 축적도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능성 게임은 전통적인 게임개발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간의 연계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전문가간 네트워킹도 제대로 형성해야 할 것이다. 기능성 게임이 시장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연계된 프로젝트 진행, 기능성 게임 사전제작 지원 제도, 기능성 게임 자료실 구축 등 다양한 지원책이 요구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