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홈쇼핑, 한솔 사업권 강력 반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선정한 쇼핑부문 우선협상 대상업체인 한솔CSN을 둘러싼 자격성 시비가 거세게 일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홈쇼핑사업은 허가제가 기본방침인 상황에서 데이터방송사업자에게 쇼핑과 관련해 사업권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LG홈쇼핑·CJ홈쇼핑·현대홈쇼핑 등 5대 홈쇼핑사업자는 방송위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이에 KDB측은 “방송위원회에서 데이터방송사업자와 관련해 별도의 법을 마련중”이라며 “일반 홈쇼핑사업자와 동일한 근거로 위법성을 문제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일축하고 있다. 또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는 “데이터방송사업자와 관련한 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원칙론만 고수하고 있다.

 ◇홈쇼핑사업자 ‘한솔은 안된다’=주요 홈쇼핑사업자는 이번 사안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한솔이 위성을 통해 TV 전자상거래(t커머스) 기반의 쇼핑사업을 시작하면 ‘허가제’인 홈쇼핑사업의 기본방침이 허물어져 진입장벽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솔의 독립형 서비스를 문제삼고 있다. 한솔은 독립형과 연동형 두가지 분야에서 우선협상업체로 선정됐는데 연동형 서비스의 경우 어차피 다른 프로그램에 접목해 상거래가 이뤄져 문제가 없지만 독립형은 사실상 TV홈쇼핑의 축소판이라는 입장이다.

 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측은 t커머스가 기존 홈쇼핑방송과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TV를 통해 상품을 파는 것”이라며 “만약 한솔의 t커머스 사업을 인정한다면 삼성몰·인터파크 등 인터넷쇼핑몰이나 인포머셜·유사 홈쇼핑업체가 케이블사업자(SO)와 제휴해 쇼핑사업을 벌이더라도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라이프 ‘문제없다’=반면 스카이라이프측은 별 문제가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기존 홈쇼핑과 t커머스는 사업형태가 다르며 한솔은 데이터방송사업자라는 지위를 갖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방송의 쇼핑서비스도 t커머스라는 개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 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이용자가 클릭과 검색·정보요청 등에 의해 이뤄지며 일방적으로 쇼핑호스트가 나와 물건을 파는 TV홈쇼핑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라이프 측은 “홈쇼핑과 t커머스는 서비스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기존 홈쇼핑 채널에 적용했던 기준으로 t커머스 사업자를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송위에서 데이터방송사업자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중이라 우선협상업체로 한솔을 선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어정쩡한’ 방송위의 입장=주무부처인 방송위는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방송과 관련한 정책기조가 마련될 때까지는 뚜렷한 입장표명이 힘들다고 해명하고 있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사실 현행 방송법으로는 홈쇼핑업체의 주장이 근거가 있지만 데이터방송과 관련한 정책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몰라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지 KDB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해 한솔을 협상업체로 선정하더라도 데이터방송사업자로서의 자격을 충족한다는 단서를 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DB는 이달초 LG홈쇼핑·현대홈쇼핑·한솔을 데이터방송 t커머스 우선협상업체로 선정했으며 올해안에 최종업체를 확정할 계획이다. 반면 방송위가 추진중인 데이터방송 관련 정책은 내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한솔CSN을 둘러싼 사업자 자격성 시비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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