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NT)은 반도체시장의 불황을 뚫을 새로운 돌파구.’
4일 개막된 ‘세미콘재팬 2002’에 참가한 전세계 반도체산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D램을 중심으로 가속화되는 나노미터(㎚)급 공정기술이 침체된 반도체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130㎚ 공정이 내년에는 100㎚ 공정으로 미세화되고 2004년에는 90㎚급 공정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개막식날과 이튿날 연속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쇄도, 내년 경기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세미콘재팬(대표 데니스 우치다)측은 올해 참가한 업체가 1427개, 전시 부스는 4015개로 지난해보다 각각 13%, 7% 가량 줄었지만 관람객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사이쇼 세미콘재팬 사무국장은 “지난해에 비해 규모는 다소 줄었으나 관람객은 10만9000여명 수준으로 약간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올해 열리는 마지막 반도체 전시회라는 점과 내년 산업동향을 사전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눈길 끈 특별전=‘연구개발 특별전’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특별전시’는 D램산업보다는 최근 시스템온칩(SoC)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 연구개발(R&D)의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한국·대만의 연구원과 기술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MIRAI)의 세이치로 박사는 “일본 정부에서 지난해 38억엔을 투자해 연구센터를 건립했다”면서 “일본은 산업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차세대 연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화두는 역시 내년 반도체경기=2000년 이후 반도체시장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때문인지 내년 반도체경기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세미코리서치는 가장 낙관적인 26.6%의 성장세를 전망했고, 가트너데이터퀘스트는 가장 보수적으로 12.1%의 성장률을 예측했다. 세미코리서치의 한 분석가는 “캐논 등 일본의 전공정장비업체들에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공정장비가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좋은 신호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미(Semi)의 조너선 데이비스는 “삼성을 제외한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내년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며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다소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국내업체 선전=세미콘재팬에 참여한 국내업체들은 지난해보다 현지반응이 확실히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피력해 눈길.
차세대 와이어 본더를 전시한 삼성테크윈의 한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동북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일본·싱가포르·한국·대만·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장기불황으로 업체들의 주력품목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바(일본)=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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