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IT화 현장을 가다](9)크린앤사이언스

 “아웃소싱 개념을 정보시스템 부문에 적용시켰습니다. ‘모두 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것이죠.”

 크린앤사이언스의 이준항 사장이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 대신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를 도입한 이유다. ASP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안문제 등으로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결정이란 점에서 의외다.

 이 사장은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전문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이미 제조부문에서 부분적으로 아웃소싱을 시도해온터라 ASP 도입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내부분석에 따르면 패키지 도입비용이 1억원이었때 ASP는 4000만원 수준의 초기비용만 투자하면 된다. 또 12개월 기준대비 금액비교를 해보면 패키지 비용은 인건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해 1억6200만원이 소요되는 데 비해 ASP는 절반도 안되는 6400만원만 들이면 된다. 36개월이면 패키지의 경우 약 2억4600만원이 드는 데 비해 ASP는 1억1200만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크린앤사이언스에서 ERP 활용은 또 전 모듈을 한번에 무리하게 사용하기보다 순차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ASP공급업체로부터 “개선의지가 불확실하다”는 쓴소리까지 들었지만 노하우 없이 모든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재무부문 모듈을 활용하기 시작해 회계·인사·영업관리 모듈 등을 조금씩 사용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말 전 모듈을 사용하게 된다.

 ERP 도입 효과로는 당장 영업마감이 20일에서 5일로, 결산이 월말에서 10일로 각각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또한 제조업체로서 비용과 직결되는 재고 자산관리가 용이해졌으며 개량적으로 산출되는 데이터 덕분에 합리적인 의사결정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ERP 도입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ERP 도입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해 6월이지만 11월까지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직원들은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경영자의 의지를 첫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ERP 적용으로 업무가 어려워진다고 사표를 쓰는 간부직원도 과감히 퇴출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크린앤사이언스는 내년도에는 ERP 도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정관리의 기본이 되는 바코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차근차근 정보화를 진행해 ‘중소기업의 정보화 벤치마킹 모델’로 남겠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인가=지난 73년 개인회사로 출발해 79년에 법인전환한 크린앤사이언스(대표 이준항 http://www.cands.co.kr)는 펄프종이 등을 포함한 종이제품 전문 제조업체다. 자동차 및 산업용 여과지, 공조용 여과소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서울 삼성동의 무역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정읍과 하남에 각각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은 210억원(2001년도 기준), 종업원은 90명이다. 지난 2000년도 12월에 코스닥에 등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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