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확장형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수주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KAIST의 ERP 도입예산이 최소 25억원에 달하는데다 향후 국공립 고등교육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거(레퍼런스)사이트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10월 현대자동차 ERP 프로젝트를 SAP코리아에 내줬던 한국오라클은 KAIST ERP사업을 자존심 회복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SAP코리아로서도 한의녕 신임지사장의 당면과제인 고객사 확대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KAIST ERP 프로젝트는 재무·생산 중심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쓰여온 ERP를 학사행정용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의 기능맞춤(커스터마이징) 경쟁력을 보여줄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은 국내 실정에 걸맞은 커스터마이징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SMB(Small Medium Business)사업을 강화하면서 자세를 바꾸고 있다. 따라서 KAIST ERP 프로젝트가 SMB 사업확대를 위한 주요 레퍼런스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간의 우열은 KAIST가 다음달부터 4개월간 ERP 도입을 위한 선행작업으로 진행할 2억5000만원 상당의 예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KAIST는 26일부터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의 ERP 솔루션에 대한 기술·가격평가에 돌입해 이달중으로 주관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KAIST는 지난 94년에 도입한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캠퍼스정보시스템(CAIS)을 대체하기 위해 내년부터 확장형 ERP 구축작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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