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일어나는 정보유출 사고의 대부분은 내부자에 의한 소행이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장벽을 아무리 높게 쌓아도 조직의 내부자가 악의를 품고 저지르는 정보유출은 좀처럼 막기 어렵다. 이러한 사고는 곧바로 조직의 커다란 금전적 손실로 이어진다.
만일 어떤 기업에서 핵심제품의 설계도가 경쟁사 손에 넘어간다면 이는 기업의 존폐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최근 보안산업에서는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내부 보안’이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사파소프트(대표 최승열 http://www.safasoft.co.kr)는 내부 보안에 새로운 컨셉트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작년 4월 창업했으니 이제 1년 반이 조금 넘은 신생 보안벤처다. 멀티미디어 제품을 주로 만드는 사파미디어의 자회사다. 2000년 5월 사파미디어의 IT사업부로 출발해 분사한 것이다.
이 회사는 분사 이전부터 꾸준히 개발한 내부 보안 솔루션을 최근 출시했다. 제품명은 ‘워터월(WaterWall)’로 기존 내부 보안 솔루션이 정보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 제품은 정보의 ‘흐름’을 통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이 제품을 설치하면 조직내의 정보접근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컴퓨터 밖으로 특정 정보를 갖고 나갈 때는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이 제품의 기능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갖춰져 있다. 전자우편에서 시작해 플로피디스켓이나 USB저장장치 등 각종 매개체를 통한 정보 반출까지도 제어할 수 있고 반출된 정보는 그 내용과 반출자가 서버에 기록된다. POP3 기반의 전자우편뿐 아니라 각종 웹메일에 첨부되는 파일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프린터 출력에 의한 정보유출을 방지하는 것은 이 제품의 독특한 기능이다. 사용자가 프린터로 문서를 출력할 경우 파일전송과 마찬가지로 출력 자체를 막을 수 있고 문서내용과 인쇄자 역시 기록으로 남는다.
이 회사 이종성 부사장은 “대부분의 보안제품이 외부침입을 막는데 주력하는데 비해 우리는 내부자에 의한 정보유출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열람 권한을 가진 사용자라도 이를 반출하기 위해서는 이중삼중의 인증을 거쳐야 하며 그 이후에도 반출정보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게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또 “가장 완벽한 내부 보안을 구현하려다 보니 직원 입장에서 약간의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내부 분석 결과 45일 정도 지나면 익숙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앞으로 번거로움을 최대한 덜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남겨진 과제를 밝혔다.
사파소프트는 이 제품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에 공급했으며 일본 히타치와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최고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군과 완벽한 품질검사의 상징인 일본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셈이다. 앞으로 이 회사는 고도의 내부 보안을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제품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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