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 멤버십제도 개선 명령

　이동전화 멤버십 제도가 비가입자는 물론 가입자끼리도 차별을 발생하지 않는 쪽으로 개선된다. 또 법인 고객에 대한 할인혜택이 폐지되나 법인과 개인 모두 통화량에 따라 할인혜택을 받게 된다.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위원장 윤승영)는 18일 제84차 위원회를 열고 과도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해 가입자와 사업자간 불평등을 유발한 멤버십 제도에 대해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운영 방안을 마련, 약관에 반영하도록 이동전화사업자들에게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통신위는 이 같은 시정조치문을 발송하고 30일 이내 이동전화사업자로부터 개선안을 받아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통신위에 따르면 이동전화 3사가 지난 9월 말까지 모두 1157억원을 들여 가입회원 1141만명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위는 멤버십 가입자가 비가입자에 비해 3.6∼4.1%에 달하는 혜택을 받았으며 멤버십 가입자간에도 1.8∼3.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위는 이동전화 3사에 이런 차별을 없앨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토록 했으며 이를 약관에 반영헤 규제할 방침이다. 또한 통신위는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법인요금제(다회선할인제)가 법인에만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해 일반 가입자에게 차별을 줬다고 보고 법인·개인 구분없이 통화량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하는 이용약관을 마련해 시행토록 명령했다.

　이밖에 통신위는 KT·데이콤 등 10개 전용회선사업자가 이용약관과 달리 요금을 할인하거나 회선설비를 제공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장영향력이 크고 위반 횟수가 많은 KT와 데이콤에 각각 1억원과 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새로운넷·대림아이앤에스·아이쎈·강서유선 등 4개 사업자가 일부 신규가입자에게 가입설치비를 면제해주거나 월이용료를 할인해준 사실을 적발하고 개선토록 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 사업자 반응: "새로운 규제"…대책 부심

정통부 통신위원회의 이동전화 멤버십 제도개선 명령으로 가입자간 차별 문제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이 제도로 혜택을 본 일부 개인 및 법인 가입자의 불만이 예상된다. 이동전화사업자들도 새로운 규제가 등장한 데다 차별적인 서비스 개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새로운 규제의 등장=이동전화사업자들은 통신위가 멤버십 제도를 이용약관에 반영토록 함으로써 새로운 규제수단이 등장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멤버십 제도를 바꿀 때마다 정통부에 약관의 인가를 받거나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발사업자들은 이번 시정명령이 비가입자 또는 일부 가입자의 차별을 없앨 수 있으나 유효경쟁환경 조성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 규제는 비대칭 규제 차원에서 도입된 것으로 그동안 판촉금 상한제 등 실질적인 방안이 논의됐지만 실제로 정통부의 명령은 사실상 멤버십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앞으로 판촉금 상한제 등 명확한 규정이 없어 비대칭규제 등 각종 이슈에 따라 정통부가 마케팅에 개입할 여지만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통사 대책=멤버십 제도개선 명령에 따라 이동전화 3사는 소비자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면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로서는 각종 멤버십 제도가 통합되고 일부 서비스는 유료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SK텔레콤은 모든 멤버십 제도를 통합, 단일 카드로 운영하는 방식과 요금제와 멤버십을 분리·운영하는 방식 등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KTF는 골프할인 등 소수계층에 적용하는 혜택을 없애는 대신 일반인들이 대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그간 무료로 제공한 서비스 일부를 유료화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단 하나의 멤버십 카드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LG텔레콤도 카이와 패밀리 등 현재 운영중인 멤버십에 대해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도록 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 3사는 법인요금제 폐지에 따라 법인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그동안 일반 가입자에게만 제공했던 멤버십 서비스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방식 등을 검토중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