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계,통합번호제도에 엇갈린 반응

 정통부의 통합번호제도 검토에 대해 통신서비스업계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유무선 통합서비스에서 유리한 업체는 잃을 것보다 얻을 게 많아 다소 느긋한 반면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향후 약화될 입지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업체들은 아직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제도라는 점에서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이 제도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주판알을 틩기고 있다.

 KT는 통합번호제도 검토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면서 뚜렷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이 회사는 내심 이 제도가 시행되면 유무선 통합서비스가 본격화할 것이며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환기 교체 등 무선에 비해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있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모든 전화번호가 바뀌고 사회적 비용도 막대해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칫 무선시장의 기득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통부의 이번 검토의 속뜻을 캐느라 분주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검토를 SK텔레콤에 대한 압박카드로 풀이했다. 검토만 하고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랐다.

 KTF와 LG텔레콤은 통합번호제도가 도입되면 이동전화의 번호식별 폐지나 번호이동성제도 등이 저절로 이뤄질 수 있으나 당장 시행할 성질의 제도가 아니어서 우선 순위가 늦춰질 것을 우려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인 과제인 이상 과도기적이라도 먼저 이동전화 분야에서만이라도 번호식별을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엇갈리나 업계·전문가 모두 조속한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토를 달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사업자의 투자부담과 역무 등 통신서비스 정책 전반의 개선이 뒤따라야 해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TRI의 한 전문가는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위해서는 번호통합이 맞물려야 시너지효과가 있다”면서 “통신사업자의 투자문제 해결과 통신서비스 정책의 재조정, 유무선 통합서비스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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