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닥기업들이 기존에 발행했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행사가격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잠재 주식수 증가로 인한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악영향을 받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11월 들어 11일 현재까지 CB의 전환가를 하향 조정한 건수는 15건, BW의 행사가를 하향 조정한 경우는 6건에 달하고 있다.
전환·행사가격 조정폭은 평균 25.05%에 달하고 있다. 이중 오리엔텍은 BW의 행사가를 2930원에서 1150원으로 60.75%나 낮췄으며, 고려전기는 CB의 전환가를 1493원에서 674원으로 54.86% 하향 조정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조정일 이후 현재(11일)까지 평균 3.14% 하락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 전체 하락률인 1.23%의 2.5배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중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채권 보유자들 사이에서 만기까지 가지고 있기보다는 주식으로 전환해 현금화하자는 요구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채권 보유자들은 일반인보다는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접근이 용이한 특수관계인인 경우가 많아 잇따르고 있는 전환·행사가 조정이 회사 내부적으로 어려운 자금 사정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일고 있다.
최근 코스닥기업들은 자금조달 수단이 거의 차단된 상태다. 일단 건물 등 팔 만한 것이 없고, 시장 상황이 나빠 증자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신용 등급이 낮아 회사채 발행도 용이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기업들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채권 보유자들의 CB·BW에 대한 현금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은 시장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전환·행사가 조정은 더욱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조정가격이 해당 기업의 중기적인 매물대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CB·BW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물량부담으로 작용해 주가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전환·행사가 조정이 많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재무 리스크를 면밀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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