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대표 김근·이하 한컴 http://www.haansoft.com)가 사활을 걸고 준비중인 차기 오피스 신제품인 한컴오피스2003의 출시가 2주 가량 또다시 연기돼 제품출시 지연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한글날인 지난달 9일을 공식 출시일로 발표했던 한컴은 이달초로 출시를 연기한 데 이어 내부적으로 13일을 출시일로 정했다가 다시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로 출시를 미뤘다.
한컴오피스2003은 한컴이 국산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의 자존심을 걸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야심작으로 내세운 제품이라는 점에서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업계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돼왔다.
특히 한컴은 표계산 프로그램의 성능개선을 위해 올초부터 다수 국산 스프트레드시트 제품을 꼼꼼히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 훈민정음 개발팀으로 이루어진 넥스소프트와 손을 잡으면서 신제품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켜왔다.
한컴이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일관적으로 주장하는 출시연기 사유는 한컴오피스2003에 포함될 표계산 프로그램인 넥스소프트 넥셀의 기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
반면 넥스소프트측은 “한컴 개발팀의 요구에 따라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버그를 수정했으며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한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너무 까다로운 수준을 요구하다보니 출시가 연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컴이 신제품의 성능에 완벽을 기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연기 배경에는 한컴과 넥스소프트측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다툼도 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컴은 넥스소프트와 제휴를 체결했지만 스트레드시트를 외부업체로부터 조달하기보다 한컴리눅스로 자리를 옮긴 자사의 스트레드시트팀이 개발한 제품에 미련이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넥셀 단품을 8월께 출시할 예정이었던 넥스소프트 역시 불만이 커졌으며 최근에는 넥스소프트가 한컴의 2대 총판이 아닌 별도 총판을 선정해 넥셀 판매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양사간 협력에 균열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컴이 국산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살려줄 기대주로 오피스 신제품 성능에 만전을 기하되 양사간 힘겨루기 등으로 출시가 더이상 지연돼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또한 한컴과 넥스소프트의 제휴는 비단 오피스 신제품 개발부문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향후 한글 표준 포맷 개발로까지 연계된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편 한컴은 이달말이나 다음달로 예정돼있는 제품 발표회에 최대 2000여명을 초대하고 유명 연예인 등을 섭외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및 오피스 신제품을 발표할 때처럼 호화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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