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의 공개와 활용 범위를 직접 조율하면서 정부와 AI 기업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 행정부는 접근 제한 조치를 내렸던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일부를 다시 허용하기로 했고, 오픈AI는 차세대 모델을 미 정부 승인을 받은 고객에게 우선 제공하라는 정부 요청을 수용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 개입이 상시적 관행으로 굳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AI 기업이 새 모델을 공개하기에 앞서 최대 30일 전에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상무부도 앤트로픽의 첨단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가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수출 통제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에 외국인의 접근이 제한됐던 AI 모델 가운데 하나인 '미토스5'를 정부가 신뢰하는 기업과 정부 파트너에 다시 제공하도록 방침을 수정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톰 브라운 앤트로픽 최고컴퓨팅책임자(CCO)에게 보낸 서한에서 “앤트로픽이 정부가 신뢰하는 수십 개 기업과 파트너에 미토스5 접근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기관에는 사용 제한이 계속 적용한다. 제한은 일부 풀었지만 사실상 미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기업·기관만 미토스5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미 정부가 함께 차단했던 '페이블5'에 대해서도 이르면 다음 주 이용 제한을 해제할 전망이다. 페이블5는 미토스5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해 일반 사용자용으로 성능을 조정한 AI 모델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7일 “관련 논의가 막바지 단계”라고 보도했다.
오픈AI도 차세대 모델인 'GPT-5.6'을 트럼프 행정부 승인을 받은 소수 고객에게만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의 최신 모델 배포 속도 조절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제공 중인 'GPT-5.5'가 공개되기 전에도 유사한 절차를 거쳤지만 이번에는 미국 정부의 공개적 요청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 인식이다.
다만 오픈AI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부가 기업의 모델 배포와 서비스 운영을 제한하는 방식이 장기적 관행으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방식이 최신 AI 도구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와 개발자, 기업, 사이버 방어 담당자, 글로벌 파트너의 기술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픈AI는 현 승인 절차를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 감독 관련 행정명령이 시행되는 동안의 과도기적 조치로 평가했다. GPT-5.6을 수 주 내 일반에 공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내놨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