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탄생해 빅히트를 기록한 ‘건담’은 아직도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며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모두에 사랑을 받고 있다. 건담 시리즈의 인기 배후에는 바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반다이(회장 유키마사 스기우라)가 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반다이 본사 건물에 들어서면 어린시절 꿈꾸던 동화나라를 만날 수 있다. 건담, 디지몬, 세일러문, 마징가Z, 푸에르 등 익숙한 수만가지 캐릭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이러한 아동용 제품들로 반다이는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했다.
2002년도 회계자료에 따르면 반다이 매출액은 90년대 중반 실적에는 못미치지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난 무려 2279억3000만엔을 기록했다. 경상이익도 207억6000만엔이 넘는다. 1950년 조그만 장난감 판매회사로 출발, 설립 50여년 만에 초대형 회사로 발전한 반다이는 선라이즈를 비롯, 반프레스토, 반다이 네트웍스, 반다이 채널 등 완구·게임소프트웨어·모바일 콘텐츠·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등을 총망라한 20여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미국·캐나다 등 전세계 15개 해외 지사와 사무소를 두고 있다.
반다이의 주된 사업모델은 캐릭터를 발굴, 키워서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까지 다양한 사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하나의 히트 제품이 탄생하면 제품 속에 숨어 있는 잠재요소를 끄집어내 또다른 히트 제품을 만들어낸다. TV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건담, 휴대형 장난감이었던 디지몬을 소재로 한 게임소프트웨어만 해도 수십 종에 이르며 ‘게임에서 발견 다마고치’ 등 약 10종의 게임은 1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반다이가 지난 50년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끊임없는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신규사업을 개척해왔기 때문이다.
반다이의 히로시 시마다 신규사업부문 부장은 “반다이는 매년 50억엔 이상을 신규사업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다이가 21세기 들어 의욕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신규사업이 바로 네트워크 콘텐츠 사업이다.
2000년에 분사한 반다이네트워크는 일본의 선두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 중 하나로 400만명의 모바일 인구가 이 회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업체 CCR, 대원씨아이 등과 손잡고 온라인게임 ‘포트리스’를 일본 내 서비스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돌입했다. 조만간 디지몬 시리즈가 온라인 게임화으로 만들어져 국내외 선보일 예정이며 반다이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된 건담 시리즈도 네트워크 콘텐츠로 곧 선보일 예정이다.
반다이의 목표는 세계 제일의 엔터테인먼트 회사(No.1 Entertainment Provider)가 되는 것이다. 이를위해 다케오 다카스 반다이 사장은 네트워크 콘텐츠 사업 강화와 함께 고령사회의 대비 및 해외시장 확대전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품 타깃층을 현재 10대 위주에서 앞으로 30대 후반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 일본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한편 해외매출 비중도 현재 20%에서 향후 50%까지 늘려 일본 경기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것. 다카스 반다이 사장은 “내년 반다이 매출목표는 3000억엔”이라고 덧붙이면서 “‘세상에 꿈과 희망을 주는’ 반다이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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