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세일’이라는 독특한 영업방식을 채택, 전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37)가 방한했다. 지난 97년에 이어 5년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PC시장은 아시아 지역 가운데 세번째로 큰 시장이며 델이 올해 9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중인 중요한 시장”이라며 “다이렉트 세일 기법에다 한국의 특성을 가미, 앞으로 한국시장 공략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마이클 델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에 오기전 일본에서 PC시장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 델의 실적이 지난 2분기 11% 성장했으며 이번 3분기에도 22% 성장이 기대된다는 얘기를 전체 PC시장 상황으로 알아들은 것 같다. 전세계 경제여건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기업들도 수익을 못 올리고 있고 PC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PC시장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델이 서버나 스토리지, 프린터, PDA 등 신규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성공 가능성은.
▲서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는 표준화가 급진전되면서 델에 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델은 엔터프라이즈 부분에 대해 투자를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프린터, PDA 등은 델의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델의 R&D투자는 올해 5억달러로 세계적인 IT기업 중에서는 매출액대비 가장 낮은 R&D투자비율을 보이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 시장파이를 키우기보다는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발판으로 성숙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만 몰두하는 것 아닌가.
▲델은 타사와 달리 소비자와 동떨어진 R&D가 아니라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R&D에 투자한다. 또 협력업체가 진행하는 R&D부분은 중복해 투자하지 않는 효율적인 R&D투자 원칙을 갖고 있다. 델의 R&D 투자대비 수익측면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5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결국 R&D투자는 수익과 직결돼야 한다.
-모바일 분야에는 진출할 계획이 없는지.
▲우선 무선랜 방식의 노트북PC 사업을 강화하고 올해말 통신기능이 내장된 PDA를 출시할 계획이다. 몇년전만 해도 PDA나 이동통신단말기가 PC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PC의 보완제 개념에 머물고 있다. 우리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시장은 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 중소기업(SMB)시장에 타깃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11월 중순 SMB시장에 특화된 데스크톱PC인 ‘디멘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원을 보강, 마케팅과 인터넷 인프라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시아 제조기지인 중국과 말레이시아 페낭공장으로 충분히 아시아지역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한국내에 제조시설을 갖출 계획은 없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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