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신윤식 사장을 회장으로 전격 선임한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나로통신은 24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3층 칼라시아룸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윤식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회장으로 선임된 신윤식 사장의 뒤를 잇는 후임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 3월까지 시간을 갖고 사내외 인사를 물색, 선임할 예정이며 이 기간동안 신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97년부터 6년간 지속된 하나로통신의 신윤식 체제는 조만간 막을 내리고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물색, 새 사령탑 체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측은 이와 관련, “신윤식 사장을 회장에 선임한 것은 투자자들이 대표이사 사장직을 요구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표시인 동시에 회사가 외자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만큼 외자유치에 대한 신윤식 회장을 포함한 회사측의 의지를 과시한 셈이며 이에 따라 외자유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하나로측의 말을 요약하면 외자유치를 위해 투자자에게 경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는 대표이사 사장의 자리를 양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또다른 가능성을 제기했다. 파워콤의 지분매입과 관련 책임을 자신해서 지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파워콤의 지분매입 우선협상권은 하나로통신에서 데이콤으로 넘어간 상태다. 하나로통신측은 그간 누누이 파워콤의 지분매각 입찰 성공을 자신해왔으나 지금은 우선협상권도 갖지 못하고 차순위 협상자로 밀렸다는 얘기다. 따라서 외자유치건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자명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신 사장의 자진 용퇴에 의구심을 보냈다. 하나로측이 신 사장의 회장 선임을 ‘승진’으로 표현하고 신임사장이 임명될까지 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는 하나 실상은 회장은 명목상의 자리일 뿐 경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이사 사장의 자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신 사장은 2차, 3차 파워콤 인수전서 그동안 그랜드컨소시엄의 선결조건으로 파워콤의 경영권을 고집할 만큼 CEO의 자리에 집착해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들어 하나로의 장래와 관련 모종의 일들이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통신업계의 지도를 그리기 위한 일련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앞선 해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LG그룹과 연계한 해석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하나로 관계자는 “신 사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정해져 있으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이번 회장 선임은 외자유치에 대한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은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할 때까지 이인행 대표이사 부사장이 마케팅·영업·재무 등에 대한 업무를 관장하고, 신윤식 대표이사 회장은 이인행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각기 수행하면서 대외협상과 총괄 책임을 맡게 된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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