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에 신바람 난 이동통신단말기,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
통신장비 업종의 대표주자인 이동통신단말기와 네트워크 장비의 최근 업황 및 주가 전망이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 특수에 힘입어 이동통신단말기 부문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가파른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 반해 네트워크 부문의 중계기와 기지국 장비 업체들은 수출과 내수 모두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볼 수 있듯 삼성전자, LG전자 등 메이저급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은 수출 규모와 수익성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이동통신단말기 부문 매출이 전분기대비 18% 늘어난 3조2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8800억원 수준으로 이미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웃돌고 있다.
팬택,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VK 등 중소 이동통신단말기 업체의 실적 호조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초반 110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까지 오르면서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은 더없는 호재를 만났다.
황찬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의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중국내 시장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전까지는 국내 업체들의 특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동통신단말기업체의 주가도 실적에 비례해 긍정적인 흐름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케이엠더블유, 다산네트웍스, 에이스테크, 단암전자통신, 영우통신 등 중계기 및 통신 관련 장비 생산업체들은 간간이 수주건을 발표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진한 시장상황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경우 내년말까지 실적개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등 초대형 통신 투자가 일단락된 데다 IMT2000에 대한 신규 투자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제 막 EVDO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최소한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WCDMA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계적인 투자 환경이나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기조로 볼 때 당분간 대형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수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CDMA 장비 입찰에서 국내 업체들이 전부 탈락된 것도 중소 네트워크장비 업체에는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에 주요 장비 및 부품을 납품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사실상 시장 참여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네트워크장비 업종의 주가가 당분간 IT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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